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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EW]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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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자사주 매입보다
내부 재투자가 효율적일수도
대주주 상속·증여세 부담 등
주가 상승 유인도 부족해

[THE VIEW]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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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주식 시장의 전반적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고 주가 반등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으로 보인다.
기업은 채권 발행이나 차입을 통한 부채 조달과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조달로 자금을 마련한다. 이 중 주식 시장 활성화는 후자의 자본조달에 해당한다. 건전한 주식 시장이 형성되면 기업은 안정적이고 적절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반면 시장이 왜곡되면 건전한 기업은 과도한 비용을 치르며 자금을 조달해야 하거나 부실기업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쉽게 조달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기업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고 부실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방침은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상황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도록 하여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정책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러한 정책이 없어도 스스로 이러한 조처를 할 수 있었다. 주식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기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실행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보다 기업 내부 재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정부의 정책에 따라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 증가해 장기적인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주가 상승의 유인이 부족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이나 기업 인수·합병(M&A)의 위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만약 이러한 요인이 해결된다면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올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현재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고 정책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2월 정책 발표 이후 9월에 밸류업 지수가 만들어지고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여러 기업이 정책 참여를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단순히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만으로는 저평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지배구조 저평가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낮은 이유를 되짚어야 한다. 글로벌 자본 시장을 보면 최근 10여년간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흐름이 있었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에 발맞추지 못해 성장동력이 부족해졌다. 단기적인 주주 환원 정책보다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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