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놀랐던 점은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 교회 강단에서 직접 간증에 나섰다는 점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 캠페인 기간에도 캠프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며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후 핵심 실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간증했던 당시는 대선으로 급박했던 시기다. 그 급박한 시기에 그가 없는 시간을 쪼개 한국을 방문해 간증을 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계 핵심 실세의 방한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기회를 놓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 방한 시 윤 대통령은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만나지 않았다. 당시 미 하원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추진하고 있었다. IRA는 우리 첨단산업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법안이었지만 펠로시 의장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우리 정부 관계자는 아무도 영접하지 않았다. 우리가 더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윤 대통령이 골프 연습에 한창이라는 기사를 접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 회동을 예상해 미리 연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골프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력에서 대통령의 골프가 사치스럽다는 비판도 납득이 어렵다. 하지만 ‘골프 회동 대비’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올 8월부터 골프를 쳐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8월이면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했던 시기다. 골프 연습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는 게 국익에 더 맞는 것이 아니었을까. 여기에 ‘과연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 골프를 쳐줄까’하는 의문도 든다.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도 모르는 골프 회동에 대비해 대통령이 연습에 나섰다는 설명이 국민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환율은 1400원 선을 돌파했고,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졌다. 트럼프 정부 2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반영된 수치다. 있을지도 모르는 골프 연습보다는 예정된 대미 경제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부디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트럼프 주니어와 펠로시 의장의 방한을 손 놓고 바라만 봤던 것과는 다른 대응에 나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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