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머스크
빌 게이츠 해리스에 기부…이례적 입장 표명
차기 대통령에게 미리 줄대기…'막말' 설전도
실리콘 밸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목소리가 높았지만, 빅테크 규제를 강화한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암호화폐 등 신산업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근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대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다른 한 편에선 차기 대통령과 미리 친분을 쌓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트럼프 열렬 지지 머스크…침묵 깬 게이츠
대표적인 사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비판적 기조였던 머스크 CEO는 이번 대선에서 열렬한 지지자로 변신해 물심양면으로 나서고 있다.
박빙 판세로 흐르자 그간 정치적 중립을 고수하며 침묵을 지키던 이들도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비공식적으로 5000만달러(약 692억원)를 기부했다. 게이츠는 그간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기조였으나, 이례적으로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 부인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편 가르기'도 나타났다. 데이비드 삭스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지난 7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명단을 올렸다. 벤 호로위츠 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창업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 더그 리온 세콰이어캐피털 공동창업자,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로위츠는 이달 초 돌연 입장을 바꿔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기부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미리 줄 대며 관계 쌓기…"정신 나갔다" 막말 오가는 설전도
일부 기업은 미리 줄을 대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한 애런 채터지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영입했다. 또 8월에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동한 크리스 르헤인을 공공사업부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기업도 여럿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소유한 언론 워싱턴포스트(WP)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앙숙'이자 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전화 통화로 회복을 기원하며 관계 회복에 나섰다.
대선 레이스가 치열해지며 양측 진영 간 막말까지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월 벤처캐피탈 업계 큰손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창업자를 향해 "정신이 나갔다"고 했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혐오감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 기업을 경영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보이던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로 변신하자 녹색 기술 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스크 CEO는 "반역자"라고 불린다.
민주당원으로 유명한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 창립자는 지난 7월 그의 친구이자 오픈AI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자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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