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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택 2024]초박빙 접전에 실리콘밸리도 반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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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 머스크
빌 게이츠 해리스에 기부…이례적 입장 표명
차기 대통령에게 미리 줄대기…'막말' 설전도

미국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접전인 가운데 그간 '민주당 텃밭' 지역으로 꼽히던 실리콘 밸리에서도 팽팽하게 의견에 대립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목소리가 높았지만, 빅테크 규제를 강화한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암호화폐 등 신산업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근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대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다른 한 편에선 차기 대통령과 미리 친분을 쌓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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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열렬 지지 머스크…침묵 깬 게이츠

대표적인 사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비판적 기조였던 머스크 CEO는 이번 대선에서 열렬한 지지자로 변신해 물심양면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뉴욕시 한복판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함께 대담하는 등 유세에 앞장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기부한 금액은 1억3200만달러(약 1826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미국 정치 기부자 중 최상위권이다.
박빙 판세로 흐르자 그간 정치적 중립을 고수하며 침묵을 지키던 이들도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비공식적으로 5000만달러(약 692억원)를 기부했다. 게이츠는 그간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기조였으나, 이례적으로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 부인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편 가르기'도 나타났다. 데이비드 삭스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지난 7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명단을 올렸다. 벤 호로위츠 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창업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 더그 리온 세콰이어캐피털 공동창업자,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로위츠는 이달 초 돌연 입장을 바꿔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기부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반대편에선 실리콘밸리 거물 200여명이 '카멀라를 위한 밴처캐피털(VC)들'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지지 성명을 냈다.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오픈AI 등에 투자한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였던 가상화폐 투자자 마크 큐번, 유명 엔젤 투자자인 론 코웨이, 억만장자 크리스 사카 등이 이름을 올렸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리 줄 대며 관계 쌓기…"정신 나갔다" 막말 오가는 설전도

일부 기업은 미리 줄을 대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한 애런 채터지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영입했다. 또 8월에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동한 크리스 르헤인을 공공사업부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기업도 여럿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소유한 언론 워싱턴포스트(WP)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앙숙'이자 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전화 통화로 회복을 기원하며 관계 회복에 나섰다.
대선 레이스가 치열해지며 양측 진영 간 막말까지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월 벤처캐피탈 업계 큰손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창업자를 향해 "정신이 나갔다"고 했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혐오감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 기업을 경영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보이던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로 변신하자 녹색 기술 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스크 CEO는 "반역자"라고 불린다.
민주당원으로 유명한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 창립자는 지난 7월 그의 친구이자 오픈AI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자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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