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붕어빵 3마리 2천원, 1마리 천원시대
'붕세권' 만족…재룟값 상승 노점상 이탈
붕어빵, 알고보면 한국 현대사 애환 담긴 간식
그럼에도 요즘은 갓 구워진 붕어빵을 맛볼 수 있는 '붕세권'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랍니다. 과거 골목 귀퉁이만 돌면 볼 수 있던 붕어빵 노점상들이 날이 갈수록 찾기 어려워지니까요. 재룟값 상승에 수지타산이 안 맞아 장사를 그만둔 노점상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답니다.
서민간식은 옛말…'금(金)'붕어빵
팥 가격 급등은 '기후플레이션'과 무관치 않답니다. 싹 트는 시기부터 꽃이 피는 7~9월 폭염, 가뭄, 집중호우가 지속되며 팥 농사가 망하다시피 했답니다. 국산 팥 가격이 부담된 노점상들 대부분 수입산으로 갈아탔지만 이마저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수입산 팥 가격은 11월 기준 40kg당 26만4550원인데요. 5년 전 17만3733원 대비 52%가 올랐습니다.
나머지 재료비 부담도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전달 대비 5.1%, 5.9% 상승했다 하네요. 여기에 LPG 가스 가격까지 올라 붕어빵 한 마리에 1000원 시대가 열린 겁니다.
일본 도미빵→한국서 '붕어빵'
동해를 건너며 도미빵에서 붕어빵으로 탈바꿈한 이 간식은 이후 수십년간 서민 먹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책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거리 음식의 역사>에서 윤덕노 작가는 “붕어빵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형제가 겪어야 했던 수난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깝게는 1960~70년대 산업개발 시대에 공돌이·공순이로 불리던 우리 부모, 형제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밥 대신 끼니를 때웠던 것이 붕어빵”이라고 기술했답니다.
가난과 맥을 같이 한 붕어빵의 인기는 1980년대 고급 간식이 등장하면서 시들했는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실업자들이 대거 붕어빵 노점상에 뛰어들면서 공급이 넘쳐났다고 합니다. 붕어빵이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한 마리에 1000원 하는 붕어빵은 과거와는 다른 위상입니다. 4인 가족이 두 마리씩 먹으려면 8000원을 써야해 서민 간식이라 쓰기도 애매해졌습니다. 하지만 뜨거우면서 바삭한 반죽에 달달한 팥소를 생각하면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지요. 예전처럼 자주는 아니겠지만, '월요병' 타파를 위해 동네에서 속이 꽉 차기로 유명한 'OO쌀상회'의 붕어빵을 꼭 사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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