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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뚫고 출근하는 'K-직장인' 부러워할 만…4일 유급 휴가 준다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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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홍수 참사로 230명 사망
당국 늑장대응으로 출퇴근길 사망 다수

최근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인 폭설로 직장인들이 ‘출근 지옥’을 겪은 가운데, 지난달 말 대홍수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본 스페인 정부가 '기후 유급 휴가'를 도입했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이날 스페인 정부가 자연재해나 심각한 기상 이변이 발생해 근로자들이 출근하기 어려울 때 최대 4일의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는 '기후 휴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욜란다 디아스 스페인 노동장관은 공영 방송사 RTVE에 "어떤 근로자도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상 당국이 위험 경보를 발령하면 출근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시로 향하는 주요 통로 근처에 대홍수로 인해 차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발렌시아시로 향하는 주요 통로 근처에 대홍수로 인해 차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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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근로자는 당국의 여행 자제 권고나 제한 조치로 직장에 접근하거나 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최대 4일간 유급 휴가를 받을 권리가 발생한다. 이는 지난달 대홍수와 같은 기후 비상사태에 근로자의 이동을 자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페인 정부는 기후 유급 휴가를 신청하는 근로자에게 사측이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29일 발렌시아 주를 중심으로 한 동남부 지역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총 230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출퇴근길에 사망한 경우가 많아 이후 정부는 거센 비판과 공격을 받았다. 스페인 정부는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치수 계획을 담은 도시 재정비 등 각종 조치를 내놓고 있으며, 홍수 피해자를 위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을 확정했다.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17일 서울 종로 광화문 세종대로 인근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17일 서울 종로 광화문 세종대로 인근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 26~28일 11월 기준 서울에 117년 만의 최대 폭설이 내리며 출퇴근 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경기 수원시에서는 스키를 타고 출근하는 한 시민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눈이 내린 도로를 거북이걸음으로 이동하는 차들과 달리 스키로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그는 전직 국가대표 스키선수인 현직 체육 교사로 밝혀졌다. 그는 학교는 휴교지만 교사는 출근해야 하므로 버스보다 스키가 더 빠를 것 같아 스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주에서도 눈길에서 스키를 타는 남성이 목격됐다. 당시 제주 전역은 대설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눈이 많이 와 교통이 마비된 상황이었다. 이때 한 남성은 패딩 점퍼로 몸을 무장하고 스키 장비를 착용한 채 거리를 이동했다. 한 시민이 그에게 "너무 위험하다. 인도로 와라. 그러다 다친다"며 소리쳤으나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눈길을 유유히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8년에도 제주 도심의 한 인도에서 자동차학원 강사인 한 남성이 폭설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지자 스키를 타고 약 12㎞ 거리를 출퇴근한 일도 있었다.
지난 7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6명(61.4%)은 태풍, 폭염,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시 출퇴근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인 15.9%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괴롭힘 또는 불이익을 직접 경험하거나, 동료가 경험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이상 기후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가 점차 잦아지고 있는 만큼, 현행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에 자연재해 상황으로 인한 결근 등에 대한 처리 기준과 방법에 대한 규정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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