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관광지 주택 대부분이 숙박업 전환
집값 68% 폭등…오버투어리즘 반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주요 관광도시에서 해외관광객들의 과잉방문, 일명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에 반대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주택 소유자들이 기존 임대계약을 철회하고 숙박업을 시작하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스페인 당국이 숙박업 전환 제한 규제 등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져 앞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스페인 주요 관광지서 '오버투어리즘' 반대시위
CNBC에 따르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카나리아 제도 등 스페인 주요 관광지에서는 지난 13일(현지시간)에도 오버투어리즘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스페인 임차인 연합 등 30여개 시민단체 회원과 주최측 추산 15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시위대는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며 소리를 질렀고, 정부에 주택 임대료 안정 등을 요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식당 테라스 등에 출입금지구역 테이프를 붙이며 관광객들이 앉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해당 시위는 스페인 내 관광객이 급증한 7월 이후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관광지 주택 대부분이 숙박업 전환 …임대료 68% 폭등
오버투어리즘에 스페인 관광도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주된 요인은 집값 폭등이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올해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한 스페인 최대 관광지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주택 임대료가 평균 68% 이상 폭등했다. 집값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서민경기가 악화되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주요 관광지의 주택소유자들이 기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대거 숙박업에 뛰어들면서 임대료가 크게 치솟았다.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등에 올라온 주택 수가 계속 늘어나고 스페인 현지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부동산 구매에 나서면서 집값이 계속 상승 중이다.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스페인 당국도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주요 관광도시들에서는 숙박업을 목적으로 한 단기 임대주택의 신규전환을 2028년까지 불허하고, 크루즈 입항 관광객들에게 1박당 7유로(약 1만원)의 관광세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데다 관광업 자체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2.8%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당국의 규제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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