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이 양사 갈등 원인이라는 판단
고려아연 측은 법적 조치 철회 없을 듯
영풍 과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형사고발은 철회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 공개매수를 의결하자 찬성한 이사들을 형사고발 했는데, 적당한 시기에 이를 거둬들이더라도 최 회장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최씨와 장씨 일가의 영풍그룹 75년 동업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법적대응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개매수 등 지분매입 경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법적 다툼을 지속하는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공개매수 시도 이후 경영권을 아직 되찾지 못한 만큼 철회 시점을 논의하기에는 이른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영풍 측은 최 회장에 대한 고발 방침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이 MBK와 손잡은 이유는 최 회장에 대한 경영 불만이 깊어졌기 때문"이라며 "다른 경영진들과는 앞으로 협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발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지만 최 회장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영풍은 이달 초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 공개매수를 의결하자 이를 "회사의 재무적 손실을 초래한 배임"이라며 이사회에 찬성한 이사들을 형사 고발한 바 있다. 특히 최 회장에 대해선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주주 이익보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강하게 제기해왔다.
영풍이 최 회장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건 이번 사태의 출발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황산 처리를 막고 서린상사(현 KZ트레이딩)를 통한 수출도 차단하는 등 사업적으로 어려움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이 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온산제련소에서 처리하려 하면서 양사 관계가 악화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이 문제 삼은 자로사이트 케이크와 카드뮴 케이크는 현재 고려아연에 넘기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풍이 최 회장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장씨와 최씨의 동업은 확실한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도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사외이사 3명에 대한 법적대응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양측의 결별은 더욱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 23일 종료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는 28일께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이 우군 베인캐피탈을 통해 최대 2.5%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우호 세력에 매각할 수 있는 자사주(1.4%)를 포함해 총 37.8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영풍·MBK 측은 현재 38.4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 모두 의결권 기준으로도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어 표 대결이 주총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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