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정명호·며느리 서효림, 뒷얘기 전해
후배에 "나도 평생 조연…버티라" 조언도
26일 연합뉴스는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와 배우 서효림 부부를 한양대병원 장례식 빈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이사는 최근 김수미가 간간이 삶을 정리 중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엄마가 워낙 글 쓰는 걸 좋아하시는데, 집에 가서 보니 손으로 써둔 원고가 꽤 많았다"며 "책 제목도 미리 정해뒀는데 '안녕히 계세요'였다. 은퇴 후 음식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했다.
생전 김수미는 스무 권 가까운 저서를 남겼다. 이 가운데에는 에세이집 '그리운 것은 말하지 않겠다'(1987), '나는 가끔 도망가 버리고 싶다' (1993), '미안하다 사랑해서' (1997), '그해 봄 나는 중이 되고 싶었다'(2003)와 소설 '너를 보면 살고 싶다'(1990) 등 문학작품은 물론 요리책 '김수미의 전라도 음식 이야기'(1998), '맘 놓고 먹어도 살 안 쪄요'(2003), '김수미의 이유식의 품격'(2021), '김수미의 김치 장아찌'(2022) 등이 대표적이다.
며느리 서효림은 시어머니의 실제 모습은 '여린 엄마'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소 사이가 각별한 고부지간으로 알려졌다. 서효림은 생전 김수미가 "사람들이 '욕 한 번 해주세요' 할 때마다 사실 속으로는 굉장히 싫으셨다고 했다"며 "그만큼 너무 여린 엄마였다"고 했다. 그는 "결혼할 때도, 이후에도 주변에서 '시어머니 무섭지 않으냐'고 많이 물어봤지만 '우리 엄마가 나(서효림) 더 무서워해'라고 응수하곤 했다"고. 그러면서 서효림은 고인이 평소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 엄마가 회사 일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고 힘들어하셨던 건 사실이에요. 그럴 때 제가 그랬어요. '엄마, 우리 여배우끼리 얘기해보자.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되지. 우리가 쓰러져도 무대에서 쓰러져야지'. 그랬더니 엄마가 '마음은 나도 너무 같은데 몸이 안 따라준다'고 하셨죠."
서효림은 "조문 와주신 분들 모두 '황망하다' '어제도 통화했는데' '사흘 후에 보기로 했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셨다"며 "늘 동료와 후배, 그중에서도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셨다. 음식 한 번 안 받아본 분들이 없더라"라고도 했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하루아침에 길바닥 나앉은 2000명…日서 난리난 회...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