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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애미야 밥차려라"…'할머니' 투입해 보이스피싱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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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꾼 속이는 할머니 AI
횡설수설 수다로 사기꾼 통화 지연해

국내외로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영국 3위의 글로벌 통신사 '버진미디어O2(O2·오투)'가 첨단 기술을 동원한 신종 사기 방지 기법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할머니로 이뤄진 자동화 콜센터를 만들어 사기꾼의 통화를 지연하는 전략이다.
오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I 할머니 '데이지'를 소개했다. 데이지는 대형 언어 모델(LLM)을 이용해 만든 챗봇으로, 음성 합성 기술을 이용해 정교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O2는 데이지에 대해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대신 답변해주는 '할머니' AI"라며 "사기꾼과의 통화를 최대한 지연시켜, 그들이 다른 소비자를 노릴 수 없게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할머니 데이지. 버진미디어O2 캡처 인공지능(AI) 할머니 데이지. 버진미디어O2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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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는 갈수록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기 위해 '사기 방지팀'을 꾸려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 이 팀은 사기꾼에게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차라리 사기꾼의 작업 능률을 떨어뜨려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발상을 해냈다. 데이지는 이런 신종 사기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된 AI 챗봇이다.
데이지는 일반 노인과 거의 구분하기 힘든 정교함,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마치 진짜 할머니처럼 수다를 떨기도 한다. 데이지는 앞으로 '사기 방지 수장'을 맡아 사기꾼들과의 대화를 최대한 오래 지연하는 임무를 맡는다. 보이스피싱이 노인들을 취약한 사냥감으로 여기는 선입견을 역이용한 전략이다.
AI 할머니 '데이지'가 설치된 컴퓨터가 사람 대신 보이스피싱 사기꾼들과 통화하는 모습. 버진미디어O2 캡처 AI 할머니 '데이지'가 설치된 컴퓨터가 사람 대신 보이스피싱 사기꾼들과 통화하는 모습. 버진미디어O2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데이지를 개발하기 위해 O2는 유튜버이자 유명 온라인 사기꾼인 짐 브라우닝과 직접 협력하기도 했다. 브라우닝의 조언으로 훈련된 데이지는 사기꾼과 대화하는 데 특화됐다.
대량 배치 전 진행된 파일럿 테스트에서 데이지는 실제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꾼과의 대화를 40분 동안 지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데이지는 전화 도중 가족에 대한 불만을 횡설수설 늘어놓는가 하면, 뜨개질에 관한 수다를 떨어 결국 사기꾼을 화나게 만들었다. 마지막에는 가짜 은행 계좌와 허위 개인 정보를 제공해 사기꾼을 완벽히 속이기도 했다.
오투는 "사기꾼을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사기성 문자를 차단하는 방화벽 기술부터 AI 기반 스팸 전화 감지 기술까지 모든 것에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 사기 방지팀의 최신 멤버인 데이지는 사기꾼과의 전쟁에서 상황을 역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기꾼들의 잔인한 게임에서 그들을 따돌리고, 교묘히 속이는 게 데이지의 역할"이라면서도 "사기꾼들은 고객을 특별히 표적으로 삼아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소비자는 경계를 늦추지 말고 의심스러운 전화와 문자를 신고해 사기를 막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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