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조정 기정사실화
대중 관계 균형도 난제중의 난제
정부·기업 유연하게 대처해야
전통적으로 정치적 무관심 계층인 젊은 남성과 이민자인 남미 히스패닉 층을 공략한 승부사 트럼프는 다시 러스트 벨트를 모두 거머쥐며 재선에 성공했다. 우려반 기대반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을 위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 최우선”의 트럼프식 보호주의 성향은 한국 경제와 미래 전략에 장벽이자 또한 기회가 된다.
우선 한국 기업에 관세 등 높은 무역 장벽이 부담됨은 물론 미국 내 공장 건설 등 생산 확대 요구가 강화될 것이다. 이에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하는 우리 입장은 난제 중의 난제이다.
삼성과 LG 같은 전자업체도 마찬가지다. 미국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로 미국 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이 경우 생산비용 증가로, 소비자 판매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미국 내 수요가 반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 정책 또한 우리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모두와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한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은 미국 기준에 맞추도록 압박받을 가능성이 있고 이에 주요 판매처인 중국 시장에서의 접근이 어렵게 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각각 다른 기술 표준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전개되어 기업 운영의 유연성과 경쟁력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은 양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등의 선제적 조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닥친 이러한 변화는 어려움이자 곧 기업 및 정부 쇄신의 기회가 된다. 트럼프 임기 동안 한국은 전략적 균형과 경제적 적응력이 필요한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유연한 전략을 채택해 미국 내에서의 입지를 확장하는 한편, 중국에서의 입지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 경제 참여 주체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과 중국과의 경제적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지혜를 발휘해 기업들을 도와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선택은 도전 과제가 많지만,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경제의 변화 속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며 반면 성장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트럼프의 무역과 방위 정책에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아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교수
꼭 봐야할 주요뉴스
'콧물날 때 먹는 거 아니었어?'…심각한 위협된다...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