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SaaS로 제공
ABC마트·프로스펙스 등 고객사 확보
올 3분기 최대 매출…내년 美 본격 진출
AR 결합해 가상 피팅 기술로 명품 시장 공략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8년 펄핏을 창업한 후 기술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우선 이용자 발을 측정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으로 발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발 테두리를 인지하고 컴퓨터 비전이 길이, 너비, 비율, 모양 등을 오차범위 1.4mm 이내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발 사이즈를 측정하는 기기도 직접 만들었다. 기기로 내측 길이, 너비, 발등 높이 등 치수 정보를 재고 무게, 소재, 착화감 등도 데이터화했다. 마지막으로 두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기술이 있어도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2020년부터 신발 추천 앱을 운영한 이유다. 특별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발 사이즈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만 매달렸다. 플리마켓, 마라톤 행사 등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발을 재고 착화감을 물었다. 이 대표는 "발 데이터를 모으는 일은 소위 '노가다'라 대기업은 할 수 없는 영역이라 봤다"며 "특히 착화감처럼 주관적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것이 펄핏의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신발을 추천하자 이용자가 반응했다. 반품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재구매율이 2배가량 높아졌다. 이 대표는 곧바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바일 앱을 접고 사이즈 측정 솔루션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업에 제공했다. 프로스펙스, 네파, 컬럼비아코리아같은 신발 브랜드 외에 ABC마트, 코오롱몰 등 유통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SaaS로 수익 모델을 갖추면서 올해 3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가능성을 확인한 펄핏은 해외로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우선순위는 미국이다. 시장 자체가 크고 트랙킹화, 사이클링화 등 핏감이 중요한 스포츠화 시장이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만나보니 펄핏에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부터 해외에서 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도록 테스트에 돌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신발 반품률과 사이즈로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제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반품으로 인한 재고를 줄이고 재고로 남은 사이즈는 해당 제품이 딱 맞는 고객을 겨냥해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재고까지 0으로 만드는 '3제로'를 구현하고 싶다"며 "신발 제조부터 마케팅까지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품 속에 3000원" 붕어빵 이어 겨울 간식된 타코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