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작을 읽으려면 한국어가 필요한 시대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한국 시장 규모가 전 세계 시장의 2%에 조금 못 미친다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MS 윈도 글로벌 매출의 약 2%가 한국에서 나온다. 이 말은 다른 산업에도 통한다. 한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1.6% 수준이기 때문이다. 28개 언어로 번역해 놓은 한강의 책 76건이 이미 해외에서 팔리고 있다. 단순히 시장 크기로 생각하면 해외에서 한국보다 50배 팔려야 한다. 한국처럼 광풍이 불지는 않더라도 이전과 다른 규모로 책이 팔릴 것이다.
그 책들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이란 수식어를 달고 세상에 나온다. 국내외에서 받는 대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세 10%는 일반적인 관행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같은 초일류 작가들은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다. 10년 후 한강이 수백억 자산가란 이야기를 들어도 놀랍지 않다. 숫자가 수사(修辭)보다 명백하게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돈이 많아도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부를 쌓는 방법과 과정이 정당하지 않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한강은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더 많이 벌수록 더 찬사를 받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벨 문학상 효과가 한강을 넘어 한국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강 효과, 한강의 기적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노벨문학상 수상 뉴스가 뜬 이후 일주일 동안 한강의 책을 제외한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작년보다 49.3% 늘었다고 했다. 한국은 반도체, 조선 등에서 세계 초일류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예체능 분야에서도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 올림픽 순위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높다. 박세리, 김연아 같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스포츠 스타도 많다. BTS, 블랙핑크, 뉴진스가 활약하면서 세계 대중 음악계에선 오빠, 대박 같은 단어가 세계 공영어로 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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