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몰린 백종원 회사, 내부 직원들은 외면한 이유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이 발생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나타난 더본코리아 우리사주 청약률은 35.4%(경쟁률 0.35대 1)를 기록했다. 더본코리아 우리사주 배정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 중 20%인 60만 주인데, 그 가운데 21만 2266주(72억1704만원)만이 청약된 것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더본코리아 정규 직원 수는 713명으로, 단순히 계산하면 직원 1인당 298주를 청약한 셈이다. 공모가 3만4000원으로 계산 시 청약 금액은 1인당 약 1013만원 상당이다. 청약 미달 물량(38만7734주)은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에게 각각 23만7734주, 15만 주씩 추가 배정됐다.
더본코리아 투자설명서에는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실권 물량이 나오면 회사는 일반 청약자에 최대 15만주를 추가 배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실권주 가운데 15만주를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한 뒤 나머지는 기관 투자자 몫으로 넘겼다.
더본코리아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청약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의무 보유 기간 1년에 대한 부담감과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은 1년 동안 보호 예수가 걸려 있어 매도하지 못하고 의무 보유해야 한다. 1년 뒤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아야 수익이 발생하는데, 최근 공모주 가운데 공모가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 감수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경쟁률 772.8대 1을 기록해 11조8238억 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청약증거금은 주문 금액 절반을 미리 내야 하는데, 증거금 약 2600만원을 납입해야 공모주 1주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했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