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테퍼 창업가처럼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돈을 관리하고, 자산 배분에서 정당한 이유를 제시해야만 한다. 이미 랠리의 초기 단계에서 기회를 놓친 상황에서, 이들은 중국에 대한 자신의 포지셔닝을 방어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되고 있다. 벤치마크인 MSCI 중국지수는 약 30% 치솟아 S&P500지수의 상승세를 따라잡았다. 고객들로선 자산 관리자들에게 기존에 중국에 투자한 규모가 얼마인지, 미국 증시가 모멘텀을 잃은 상황에서 이제 중국 투자 비중을 확대할 때가 됐는지 물어볼 만한 상황이다.
중국 주식은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싼 수준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경제정책 전환이 갑작스럽고 강력하다는 점에서 2022년 말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와 비교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참고하자면 2023년 초 MSCI 중국 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 대비 최대 11.8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현재는 11.4배 수준이다. 즉 현재 시장의 낙관론은 억눌린 소비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쏟아졌던 2023년 중국의 리오프닝 당시와 거의 비슷하지만, 이전 몇 년간의 ‘유포리아’엔 못 미친다.
이에 따라 CIO가 살펴야 할 최대 질문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대형 소비자 기술 기업에 대한 공식적 입장 변화가 중국 증시에도 또 다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지다. 만약 재평가가 이뤄진다면 포지션을 확대하기에 아직 늦지 않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중국에서 눈을 돌리면서 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음을 바꾼 계기가 무엇인지(중국의 ‘무슨 일이 있더라도(whatever-it-takes)’ 순간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는지 파악할 때쯤이면 이미 시장은 그들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움직였을 것이다.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은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을 예측할 수 없다는 특성을 고려한 상태에서 중국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마이클 스트로백 CIO는 (중국에 대한) 모든 투자를 철회했고, 다른 신흥 시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과연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대한 투자에 전혀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노, 회의론뿐 아니라, 실적 부진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일례로 동남아시아는 중국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급성장하는 글로벌 남반구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브라질에서부터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중국은 자산 매니저들의 통찰력, 신념, 역량을 시험하기에 좋은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한때 심각한 한계에 직면했고, 타격도 입었지만 그러한 상황을 반전시키며 어떻게든 다시 회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따라서 관건은 현재 상황이 중국 공산당에 중추적인 순간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일시적 깜짝 반등(dead cat bounce)에 불과한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신흥시장 투자는 위험을 안고 있다. 중국을 알지 못한다면 ‘넥스트 차이나’도 찾을 수 없다.
슐리 렌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China Is Making Investor Calls So Awkward’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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