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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64> 자외선과의 현명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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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64> 자외선과의 현명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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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다 보면 눈만 빼놓고 얼굴을 완전히 가린 사람들을 가끔 만날 때가 있다. 자주 보다 보니 조금 익숙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숨이 막힐 듯 답답한 마음은 떨치기 어렵다.
햇빛에는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자외선이 들어 있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밖에 나갈 때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끼거나 자외선 차단제인 선크림을 바른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이슬람교도들이 히잡을 쓰는 것처럼 햇빛 가리개로 눈만 빼놓고 얼굴을 모두 가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자외선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전기가 흐를 때 그 주위에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들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파동을 전자기파 또는 전자파라고 부른다. 햇빛에는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과 같은 전자기파들이 들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시광선을 제외한 나머지 전자기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외선은 적외선과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고, X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로 태양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자외선 A와 자외선 B, 자외선 C로 나누는데, 자외선 A는 파장이 320~400nm로 자외선 가운데 파장이 길어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지표에 도달하며, 생물에 큰 영향은 없으나, 파장이 길어 유리창을 통과하고, 장기간 노출되면 주름과 피부 노화에 영향을 준다.
자외선 B는 파장이 280~320nm로 자외선 가운데 파장이 중간이고, 10% 미만이 지표에 도달하며, 자외선 B의 대부분은 유리창에 의해 차단된다. 자외선 B는 에너지가 강해 장기간 노출 시 화상, 피부암, 광노화, 색소침착, 백내장 등을 유발하며, 프로비타민 D를 활성화해 인체에 꼭 필요한 비타민 D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외선 C는 파장이 100~280nm로 자외선 가운데 파장이 가장 짧아 오존층에 의해 거의 차단되므로 지표면에는 도달하지 않으며, 에너지가 높아 건강에 매우 해로워서 인체에 많이 노출되면 화상, 피부암, 백내장을 일으키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데 효과적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자외선은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측면과 해로운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외선을 너무 멀리하거나 너무 가까이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오랫동안 자외선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피부암을 비롯하여 광노화, 색소침착, 백내장, 화상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피부암은 많은 사람이 걸리고, 많은 사람이 죽기도 한다.
자외선의 부정적인 요인 때문에 자외선을 지나치게 멀리하면, 피부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는 있지만, 자외선의 부족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자외선 부족으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로는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하는 점이다.
비타민 D는 동물이나 사람의 피부에서 프로비타민 D가 자외선 B를 받아 만들어지는 비타민 D3가 활성화된 것인데, 비타민 D는 몸 안에서 칼슘과 인산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도와 뼈와 이,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어린이에게는 구루병과 같은 뼈 기형이, 성인에게는 골연화증으로 인한 뼈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부족한 비타민 D는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는데, 비타민 D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는 달걀과 연어, 송어, 버섯, 대구 간유 등이 알려져 있으며, 야외 활동을 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자외선을 받아서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식품으로 비타민 D를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비타민 D 보충제로 부족한 비타민 D를 공급할 수 있다.
이럴 때 장기간에 걸쳐 비타민 D 보충제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 안에 칼슘이 쌓여(고칼슘혈증) 뼈를 약화하고 콩팥과 심장을 손상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사람은 햇빛을 받으며 살아가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에 햇빛을 멀리할 때 생기는 문제는 비타민 D 결핍 외에 더 있다. 햇빛을 받을 때 뇌세포에서 행복 물질인 엔도르핀이 만들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의 안정을 얻으며, 비타민 D가 만들어지는 것을 포함하여 몸 안에서 여러 좋은 반응이 일어나는데, 자외선을 피하려고 햇빛을 지나치게 멀리하면, 이러한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자외선은 구루병이나 건선, 백반증, 아토피성 피부염, 국소 경피증과 같은 여러 피부 질환의 치료에 이용되는데, 이러한 질병의 치료에는 태양 자외선은 물론, 인공 자외선도 이용된다. 자외선의 긍정적 효과를 연구한 한 논문에 따르면, 자외선은 우리 몸 안에서 산화질소(NO)가 만들어지게 하는데, 산화질소는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며, 항균 효과도 있고, 신경 전달 물질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 몸이 자외선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될 때 생기는 문제와 지나치게 적게 노출될 때 생기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좋을까? 답은 너무나 명확한데, 자외선 노출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비타민 D는 자외선을 받으면 잘 만들어지기 때문에 건강 전문 기관들은 대체로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도록 일주일에 2~3회 10~30분 동안 태양에 노출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외선의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지나치게 알려져 자외선을 필요 이상으로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경우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의 비율이 남성 87%, 여성 93%나 될 정도로 높아 자외선 노출시간이 대체로 부족하므로 어느 정도 늘릴 필요가 있다.
다만, 자외선 노출시간을 늘릴 경우 피부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지나친 자외선 노출을 제한할 필요가 있으므로 건강 전문 기관들이 권장하는 대로 일주일에 여러 번 10~30분 동안 태양에 직접 노출하되,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대로 과다 노출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바깥 활동을 하게 될 때는 머리나 얼굴, 목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챙이 있는 모자나 보호복을 착용하거나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2시간마다 다시 바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립연구가




이근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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