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
2014년부터 빅테크 겨냥 반독점 규제 총괄
"10년 전 빅테크, 건드릴 수 없는 존재…매우 만족"
1968년생인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덴마크 정치인 출신이다. 2000년 덴마크 교육부 장관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덴마크 사회자유당 대표, 2011년 국회의원과 경제부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맡은 바 있다. EU에는 2014년 입성해 10년간 경쟁담당 집행위원과 부집행위원장으로 반독점 정책을 구축하는데 앞장 섰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유럽'을 만드는 핵심 임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EU 집행위원을 맡을 때만 해도 실리콘밸리 기업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주목하면서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칭송하던 때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이 시기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며 기술 기업에 대한 제한 없는 지원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EU는 기술 기업과 관련한 규제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지금은 EU가 먼저 도입한 각종 규제들이 세계 곳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NYT 인터뷰에서 자신의 10년 생활을 돌이켜보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빅테크 기업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미쳤다고 했다"며 "당시 그들은 가장 존경받고 혁신적이며 유망한 회사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더 빨리 움직였다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러한 회사가 구조적 변화를 하도록 촉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일부만 성공한 셈"이라고 아쉬움도 전했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승소에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소송 직후 그는 "유럽 시민과 조세 정의를 위한 거대한 승리"라며 "앞으로도 공격적 조세회피 전략에 맞서 관련 입법과 집행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항상 환영받았던 건 아니다. 규제 대상이 된 빅테크 기업이 미국 기업이다 보니 실리콘밸리의 기술 리더나 월가,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이 주로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을 향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2018년 1기 재임 당시 "그가 미국을 정말 싫어한다"고 발언했다.
유럽 내에서도 그의 강경한 접근 방식이 경제 부흥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유럽의 기술 산업이 성장하는 길을 막고 규제를 과도하게 도입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NYT에 모든 규제 기관이 더욱 대담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구글의 반독점 재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이 어렵다면서 "기술 리더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빠른 속도로 축하를 건네는 걸 보면 모든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강한 희망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퇴임 후 덴마크의 한 대학에서 일할 예정이다. 스페인 장관 출신인 테레사 리베라 로드리게스가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의 후임으로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자리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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