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지속 유동성 위기설에 지주사가 나서서 진화
우량계열사와 합병하거나 공개매수로 상장폐지까지
그룹 재무통 CEO로 보내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1조77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올 3분기에는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분기 영업적자 4136억원, 당기순손실 5138억원을 기록했다.
금리, 환율 불안이 지속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책변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 금융 및 산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금리 인상과 자본시장 침체, 업황 악화로 적자가 누적된 기업들이 10대 그룹 내 곳곳에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주력 사업이 튼튼하다고 해도 대부분의 그룹이 적자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자금 지원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투자 또 투자‥미래성장성에 포기할 수 없는 적자 사업
SK그룹에서는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인 SK온이 그룹 내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SK온은 2021년 4분기 창립 당시 3102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1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4601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3분기에는 2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K온은 지난 7월 일부 C레벨직 폐지 등의 비상경영체제 선포, 9월 희망퇴직 실시 등 긴축 경영을 이어왔다. SK온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까지 진행됐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마무리했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합병했고,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다. 이들 3개 피합병 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유한 SK그룹의 '캐시카우'로 손꼽힌다. 적자회사지만 미래사업으로 촉망받는 SK온에 그룹 차원의 관리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피할 수 없는 경기침체‥그룹 재무리스크 차단 위해 '전문가' 배치
과감한 매각이나 흡수합병, 상장폐지 등으로 리스크 전이 막아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일본 정유업체 코스모오일과 합작해 세운 HD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HD현대코스모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이다. 현대코스모는 화학사업을 바탕으로 2018년 매출 2조9893억원, 영업이익 1681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20년 8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183억원에 달한다. 중국 화학업체들이 BTX 생산을 늘리면서 제품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 영향이다. BTX는 플라스틱 용기, 합성수지,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결손금은 2685억원에 달하는 등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모회사와 합병해 생산제품의 리밸런싱에 나섰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피할 수 없는 경기침체 '적자의 늪'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오션이 3년 누적 영업손실 3조38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쌓아왔다. 최근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 시절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일정 조정비, 외주비 등 일회성 비용 등이 실적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올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해 체질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적 회복의 지연 원인이었던 저가 물량을 연내 해소하고, 고수익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GS그룹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과 정제마진 악화로 GS칼텍스 실적이 악화하면서 영업이익이 49% 감소한 것이다. GS칼텍스는 3분기 3529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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