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희생자들 위령제 열려
조금씩 살아나는 이태원 상권
유가족·생존자들 슬픔은 여전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 잘 들어주시오…."
29일 오전 검은색 모자와 옷을 입은 남성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에선 흐느끼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조용히 지켜보던 한 남성은 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 위로 고개를 한참 동안 떨어뜨렸다.
'기억과 안전의 길' 탈바꿈…조금씩 활기 찾는 거리
추모 공간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오후까지 붐볐다. 시민들은 대체로 먹먹함을 표하면서도 앞으로 사고 재발 방지와 피해자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성모씨(43)는 "이태원 참사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 않나. 이제는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며 "2년이 지난 시점에도 책임자들이 정당하게 처벌받지 않고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아쉽지만, 모두가 참사를 잊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한다면 또 다른 희생자들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족들 슬픔은 여전…"아무것도 안 변했다"
함씨는 "아직도 동생이 왜 골목에서 사고를 당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지, 왜 그것을 아무도 막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처벌받은 사람도 없고, 우리가 원하는 진상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2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슬픔은 더 크면 컸지, 변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유족들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조사와 지원, 책임자 처벌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주기 진실과 기억 추모식'에 참석한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로 고통받았던 생존자와 목격자들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계속되고 있다"며 "아이를 잃은 것만큼이나 유족들을 참담하게 만드는 것은 2차 가해다. 국회가 유족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애써달라"라고 호소했다.
사고 당시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 피해자 이주현씨는 "지난 국정조사에서 2017년부터의 안전 통제 여부 기록을 검토했으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스스로 참사의 고통과 연관성을 입증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어려움과 정부의 한정적인 지원에 대해 알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자 한 명 한 명을 찾아가서 진행하는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1년6개월 동안 방치된 생존자뿐 아니라 치료와 인도 없이 방치된 모든 피해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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