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20대 이하 피해자 4배 급증
사회초년생 노린 '기관 사칭형' 수법
고수익 알바 유혹에 넘어가
피해자 2명 중 1명이 ‘20대 이하’
20대가 주요 타깃이 된 이유로는 개인정보 인식 및 사회 경험의 부족이 꼽힌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20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내 사생활을 공유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경향을 보인다"며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보이스피싱 범죄의 타깃이 돼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단 조직원부터 총책까지
오영훈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합동수사단 경찰대장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금전적 필요가 있는 20대의 경우 고수익 알바 제안이 들어오면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며 "계좌 대여와 같은 간편한 방식으로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가능하고,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 범죄 의식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보이스피싱 총책마저 등장했다. 지난 9월엔 중국을 거점으로 콜센터를 차려 피해자 101명으로부터 약 4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총책 B씨(27)가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다 2019년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업체의 상담원으로 취업해 4년간 수법을 배우고 직접 조직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20대는 보이스피싱과 무관하다'라는 인식 개선과 피해 구제를 위한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층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 보이스피싱 피해의 대상이 되기도, 혹은 그를 이용하는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며 "디지털 능력을 잘 활용한다고 과신하다 보면 오히려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보이스피싱에 쉽게 유인될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정확히 파악해서 피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