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변동 대비 못한 中企
수출 증가에도 경영 악화 우려
중소기업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571억달러 수출액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축배를 들어야 할 상황이지만 현장에선 한숨 소리가 들린다.
바이오플라스틱을 제조하는 회사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고환율이 수출을 위주로 하는 우리 회사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원화가치 약세로 수출이 증가했는데, 수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쳐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북미 시장이 주요 수출지인 이 업체는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할 정도로 주목받는 수출 중소기업이다.
고환율이 중소기업의 발목만 잡는 건 아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환헤지(환율 변동의 위험 줄이는 조처)를 위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이제 막 수출을 시작했거나 수출액이 많지 않은 곳들이 그렇다.
현장에선 중소기업 수출의 주요 지원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해 두 가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둘째, 지원이 완제품 수출 단계에 집중돼 있다. 수출 지원은 기업이 원자재를 수입해서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내보내는 전 과정을 아울러야 한다. 하지만 중기부는 제품이 해외로 나가는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중기부는 중소기업 수출 통계는 내지만 수입 통계는 없다. 원자재를 수입 및 가공해 2차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제조업체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 조사를 보면 올해 1분기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수출기업 10곳 중 7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감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수출액이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파산하는 중소기업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가오는 연말 중기부는 "중소기업이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는 실적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기업은 수출 실적 향상으로 크게 성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출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경영 위기에 놓인 기업도 존재한다. 이들을 위한 진짜 수출 지원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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