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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20만명 취소"…'해리스 지지' 거부한 WP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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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택 2024]
WP 사주 베이조스, 해리스 지지 사설 삭제
디지털 구독자, 편집위원, 칼럼니스트 떠나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오랜 관행을 깨고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수십만명의 구독자와 칼럼니스트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등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20만명 이상의 WP 디지털 구독자가 구독을 취소했다. 이는 인쇄 구독자를 포함한 250만명의 WP 유료 구독자 중 약 8%에 해당한다. WP 내부적으로는 편집위원회의 3분의 1이 위원직을 내려놓았으며, 2명의 칼럼니스트도 사임을 발표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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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가 이처럼 회사 안팎으로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것은 지난 25일 윌리엄 루이스 WP 최고경영자(CEO)가 독자들에게 쓴 글을 통해 "WP는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어떤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창립 이래 꾸준히 대선 후보 지지를 표명해온 WP는 최근 편집위원회 주도로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사설 초안을 작성했으나, WP의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가 이를 '킬'(kill·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최근 WP 편집위원직 사임을 발표한 데이비드 호프만은 "더는 편집위원회에 앉아 침묵에 굴복하는 사설을 쓸 수 없다"며 "끔찍한 독재정권이 다가오고 있고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WP가 이를 침묵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WP가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36년만"이라고 전했다.
WP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에 제동이 걸린 날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경영진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동한 사실이 보도된 것도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유세를 마치고 블루오리진 CEO 및 대관 부문 부사장을 접견했다. 다만 양측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마커스 브라우클리 전 WP 편집국장은 이번 WP 구독 취소 행렬을 두고 "엄청난 규모"라며 "이는 우리가 양극화 시대에 살고 있고 사람들이 이에 대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WP의 트럼프 비판 보도에 한 번도 개입한 적 없던 베이조스가 이제 와서 트럼프에게 무릎을 굽힐 이유가 없다"며 단순 항의의 표시로 WP 구독을 취소하는 것은 성급한 행동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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