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부분 징집…구인난 심화
군인 보상금 증가에 인플레 우려도
러시아의 실업률이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역대 최저수준인 2.4%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청년 남성 대부분이 징집돼 전쟁터에서 군인으로 복무하거나 징집을 피해 국외로 도피했기 때문이다. 정작 민간기업들은 구인난이 심각해 500만명 안팎의 노동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전 군인들에 대한 보상금이 늘어나며 급격한 인플레이션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어 러시아 경제가 전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전 이후 뚝 떨어진 실업률…3개월 연속 2.4%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진행된 경제문제 정부회의에서 "러시아의 실업률은 3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노동시장이 긍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국내총생산(GDP)이 3.9%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세계 평균 경제 경제성장률인 3.2%를 상회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러시아의 9월 실업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2022년 1월 4.4%의 절반 수준이다. 실업률이 크게 낮아진 주된 요인은 전시 징집에 의한 군 복무로 추정된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난해 말까지 러시아는 군인 및 방위산업분야 등 국방부문 전체에 52만명이 신규 고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 남성 대부분이 징집·국외 도피…"노동력 480만명 부족"
푸틴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과 경제구조적 문제를 언급한 것은 러시아 민간기업들의 구인난과 인플레이션이 함께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산업현장은 480만명 규모의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노동력 부족이 매우 심화돼 경제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대규모 징병과 방위산업체들의 생산 증가 속에 실업률은 크게 낮아졌지만, 청년 남성 대부분이 군에 입대하면서 민간분야에서 일하는 인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더구나 약 60만~80만명의 청년 남성들이 징집을 피해 국외 도피하는 등 인력유출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심해졌다.
러시아 현지 구직 사이트인 포드라보트카의 운영 책임자 알렉산드르 베테르코프는 현지매체인 이즈베스티야에 "러시아 기업 약 91%가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라며 "영업사원이나 운전기사 등 분야에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며, 용접공 등과 같은 현장 근로자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더 장기화되면 러시아 경제 상황이 더욱 나빠져 북한과 같은 고립된 자급자족 경제로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러시아 전문가인 스테판 헤들룬드 교수는 "지속적인 제재로 러시아는 핵심 중간재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장기적 고립이 이어지면 북한식 자급자족 경제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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