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AI와 반도체' 주제로 강연
"韓 팹리스 성장하려면 직접 보조금 필수"
고 의원은 이날 서울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강연자로 나서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준 샘플 하나를 만들려면 100억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벤처캐피털 자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중국과 일본은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세제 지원과 저리 대출에 그치고 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와 관련한 법안 논의가 여야 정책위의장 간 협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고, 민생 협의체에서도 보조금 지원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위해 정부와 민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민생 협의체에 참여한 의원들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반도체 투자 영향? “큰 변화 없을 것”
고 의원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반도체 관련 투자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소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의 믿음에 따라 전략을 구사한다”며 “현재 그가 '샤이 보수'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미국 내 SK하이닉스와 TSMC의 공장 설립이나 생산과 같은 반도체 투자 관련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현실적인 정책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후배들 극복할 것"
고 의원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하락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2015년만 해도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와 근소한 차이였지만 현재는 큰 격차로 벌어졌다”며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후배들이 이 분야를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미국이 일본을 견제했을 당시 그 틈을 타 한국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지금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 역시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강연 전 기자와 만난 고 의원은 삼성전자 근무 당시 경험에 대해 “비록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15년 넘게 휴대폰 사업을 맡으며 반도체 시장 변화를 몸소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3~2014년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세서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비중이 점차 줄고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목격했다”며 “당시에는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사실 AI 시대가 이렇게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어 “AI 기술의 가능성은 방대한 데이터에서 나온다”며 “데이터는 곧 자산이기에 이를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고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왜 AI와 반도체를 함께 이야기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초선의원 44명이 참석했다. 고 의원은 이번 강연을 위해 55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발표 자료를 직접 준비했다. 강연장 한쪽에 반도체 웨이퍼 실제 모델을 마련해놓은 것도 의원들에게 반도체를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한 고 의원의 아이디어였다.
고 의원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무선사업부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022년 2월까지 삼성전자 IM부문장(현 MX부문장) 사장을 역임했다. 사장 시절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에서 보여준 빠른 대응과 투명한 소통은 위기관리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총선에서 당선된 고 의원은 6월에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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