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어나는 스마트팜
컨테이너형 스마트큐브 개발한 드림팜
온도·습도 자동 조절
지난 11일 경남 진주에 위치한 스마트팜업체인 드림팜 본사를 찾았다. 2012년 설립된 드림팜은 새송이버섯과 새싹삼을 재배하다 스마트큐브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업체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진주 시내에서 광고업과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원이었던 그는 2009년 새송이버섯 농사를 짓기 위해 진주 외곽으로 귀농했다. 작물을 새송이버섯으로 정한 것은 재배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아 매달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3년간 새송이버섯 농사를 지었지만 실패했다. 박 대표는 "농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단기간에 생산이 가능한 새송이버섯 농사를 시작했지만 종균 배양 등 난이도가 높아 잘 안 됐다"며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새싹삼으로 재배작물을 변경한 것이 성공했고, 나중엔 혼자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박 대표는 '어떻게 하면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스마트큐브 개발에 나섰다. 박 대표는 "개발 당시 '농사 난도가 낮고,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시설비가 적게 들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스마트큐브를 개발하고자 했다"면서 "새송이버섯과 새싹삼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큐브를 개발해 2019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드림팜의 스마트큐브는 26.4㎡(8평) 규모의 컨테이너형 시설로 1개당 5000만원 수준이다. 박 대표는 "300평 정도에 온실을 갖추려면 약 10억원 정도 드는 데 스마트큐브는 3억원 정도로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큐브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마트큐브는 센서로 온도와 습도를 측정한 뒤 냉방기와 환풍기 등을 통해 자동으로 각 작물에 맞는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양액비료 공급은 물론 LED와 차광막을 통해 광량도 스스로 조절한다. 작물의 크기에 따라 큐브 내부에 최대 4단까지 선반을 설치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노지는 1년에 두 번 농사를 짓는다면 스마트큐브에서는 12번 수확할 수 있고, 최대 4단으로 재배하면 생산성은 더 늘어난다"며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 광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노동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스마트큐브는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할 수 있어 계절과 관계없이 작물을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통상 여름작물을 재배하는 6~10월에는 유럽계 상추인 로메인과 버터헤드 등 폭염에 약한 겨울작물을, 반대로 11~5월에는 겨울작물이 아닌 여름작물을 재배하는 식이다. 제철채소가 아닌 만큼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농가의 수익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드림팜은 스마트큐브와 모종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까지 책임진다. 농가의 큰 고민 중 하나인 판로개척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앞서 농사를 지어보니 생산도 어렵지만, 더 큰 어려움이 판로개척이었다"면서 "농가들이 쉽고 편안하게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스마트큐브를 통해 생산한 작물을 드림팜이 전량 수매해 쿠팡 등 온라인 채널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오프라인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1300대의 스마트큐브를 제작·판매한 드림팜은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에 1억2000만달러(약 1540억원) 규모의 스마트큐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카타르와 베트남에 스마트큐브 각각 20대와 1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했고, 인도네시아와도 공급계약을 앞두고 있다. 드림팜은 공급 예정인 카타르와 베트남 등에서 스마트큐브를 통한 재배성과가 확인되면 추가적인 수출 계약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드림팜은 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스마트팜 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방, 특히 농촌 소멸을 막으려면 인구 유입이 절실한데, 보다 쉽게 농사에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스마트팜 시장 확대를 위해 경남 고성에 스마트큐브 80동을 무상으로 임대해 농산물 생산은 물론 샐러드 카페, 캠핑장 등을 조성한 관광·체험 상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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