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전반에 부담안긴 초대형 M&A
'캐시카우' 기대했지만, 다운사이클로 재무부담
'돈 버는 M&A'되려면 파는 사람의 심리 파악해야
'캐시카우' 기대했지만, 다운 사이클 직면 '돈 먹는 M&A'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산업의 침체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롯데가 인수결정을 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연간 8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지난해 118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는 약 220억원(증권사 전망치)의 영업손실을 예고하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조달한 금융권 자금 1조3000억원 중에서 7000억원 규모 자금은 내년 만기가 도래한다.
한 M&A 전문가는 "롯데가 한때 M&A를 잘하는 기업으로 명성이 높았는데 최근 딜들은 결과적으로 포모의 덫에 걸린 것 같다"며 "M&A를 전문으로 하는 PEF들도 경기 사이클을 참조하지만, 항상 예측하기 어려워서 산업 사이클이 큰 업종은 피하려고 하는데 롯데의 경우 다운 사이클에서 극명하게 결과가 드러나는 M&A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에 더 큰 비용 부메랑‥'돈 버는 M&A'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우 인수 첫해 19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22년 2550억원, 지난해에는 33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속 적자인 회사지만 기업가치는 증가하고 있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다면 투자금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호 임무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폿(Spot)'이 투입되는 등 미국 내에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실제 사람처럼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작업영상이 공개되면서 외신의 뜨거운 조명을 받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포티투닷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7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와 함께 이익 결손금 3840억원을 기록했다.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지만, 자율주행차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의 핵심이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는 만큼 자체적인 SDV 기술 보유 여부는 사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적자기업이지만 미래에 다른 기업이 개발한 SDV체제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유 있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지속 적자에서 불구하고 지난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에 투자‥연구개발 성과는 '미지수 M&A'
신약개발을 위한 R&D 예산도 2020년 1740억원에서 지난해 약 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LG화학은 생명과학부문에서 매출 3071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당뇨, 백신 등 주요 제품이 출하 호조를 나타냈지만, R&D 비용 증가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IT필름사업과 진단사업부를 과감하게 매각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항암 신약과 배터리, 친환경 소재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화학이 어렵다는 항암 신약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M&A를 할 때는 인수 후에 회사를 운영할 전문적인 인재가 내부에 있는지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며 "재무 상황 등 어쩔 수 없이 팔아야만 하는 회사가 아니고 단순히 대주주가 팔겠다고 하는 물건을 사면 2~3년 후 시장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는 사람의 생각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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