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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부터 모빌리티까지…LG전자,'반도체 전설'과 손잡고 AI 생태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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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CEO,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 만나
온디바이스 AI 기술력 강화 전략적 협업 논의
양사 반도체 설계자산 기술 활용 시너지 기대

LG전자가 미국의 전설적인 반도체 개발자 짐 켈러와 손잡고 가전부터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적용할 기술 개발을 본격화한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의 반도체 설계자산(IP)과 AI 연산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하고, 칩렛 기술을 통해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생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LG 전자는 이달 초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AI 반도체 설계 기업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온디바이스(내장형) AI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양사 협업은 AI 가전부터 스마트홈, 모빌리티, 영상 관련 서버용 프로세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를 구현한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각자 보유 중인 반도체 IP와 여러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달 초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이달 초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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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칩렛(Chiplet) 기술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량을 강화한다. 칩렛은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작은 칩으로, 여러 칩렛을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SoC(System on Chip, 통합반도체)를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다.
LG전자가 텐스토렌트와 손잡은 건 개방형·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인 리스크 파이브(RISC-V)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알고리즘 구동에 특화된 텐식스(Tensix) NPU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리스크 파이브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뇌 역할을 하는 CPU를 만들 때 쓰는 설계 방법이다. 보통 CPU는 정해진 명령어를 따라 작동하는데, 이 명령어를 묶어 놓은 규칙이 바로 '명령어 집합'이다. 리스크 파이브는 이 명령어 집합을 무료로 공개해서 누구나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더 적은 전기를 쓰면서도 빠르게 작동하는 CPU를 만들 수 있고 AI처럼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기술에도 활용하기 좋다.
대부분 반도체 기업은 모든 IP를 직접 개발하지는 않는다. 필요한 IP는 라이선스로 들여오고, 각 회사의 차별화된 IP만 독자적으로 개발해 SoC에 통합한다. 미래 반도체 설계 방식으로는 칩렛 단위로 구매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할 때 AMD의 x86 칩렛이나 고성능 리스크 파이브 CPU 칩렛을 구매하고 여기에 자체 개발한 차별화 칩렛을 패키징해 완성된 SoC로 만드는 방법이 가능해진다.
양사는 인력 교류 방안도 논의 중이다. 상호 인턴십 제도 도입을 통해 LG 인력은 텐스토렌트의 미국 현장에서 AI 반도체 펩리스 분야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텐스토렌트 측은 LG전자의 실제 제조 현장에서 AI 반도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이번 협업은 LG전자와 텐스토렌트가 지난해 6월 체결한 상생 협력 계약 이후 이어져 온 협력의 연장선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해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짐 켈러 CEO를 만나 AI 반도체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변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 제공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LG전자의 AI 지향점인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구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공감지능'은 조주완 CEO가 올초 'CES 2024'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용어다. 그는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했다"며 "우리가 개발 중인 'LG AI 브레인'은 대화 내용, 행동 패턴, 감정 등의 맥락을 이해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고급 추론 프로세스가 실행되는 방식"이라고 했다.
또한 LG전자는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솔루션으로 구동되는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구상하고 있어 이번 AI 반도체 협력은 여러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주완 CEO는 "텐스토렌트가 보유한 AI 역량과 리스크 파이브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LG전자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감지능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짐 켈러 CEO는 "세계적인 기술 리더인 LG전자는 뛰어난 SoC 개발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에는 SoC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 'SIC센터'가 있다. SIC센터에서 설계한 반도체는 TSMC와 같은 외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한다. 1990년대부터 TV 칩, 모뎀칩, 시스템 반도체 등을 자체 개발해왔다.




최서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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