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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최종 승자는…동원 VS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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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주일 앞으로
동원, 육상물류 동원로엑스와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
하림, 벌크선사 팬오션과 해운업 분야 시너지 기대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동원과 하림 두 그룹의 오너 모두 인수를 통한 물류사업 확장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어느 기업이 최후에 웃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MM 인수 최종 승자는…동원 VS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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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 HMM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앞서 산은이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지분 57.9%)로 매각예정가격은 현재 HMM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했을 때 7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입찰자 두 곳 모두 매도자 눈높이에 맞는 가격을 써내면서 유효 경쟁은 성립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두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찰가격은 6조3000억~6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은 두 그룹 오너의 자존심 대결인 동시에 오랜 꿈이기도 하다. 구순을 앞둔 1935년생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수산업을 토대로 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첫 원양어선 지남호 승선을 시작으로 바다에 뛰어든 김 명예회장은 이후 선장을 거쳐 기업가로 변신해 동원산업 을 전 세계에서 참치 어획량이 가장 많은 회사로 키워냈다. 사업가로서 김 명예회장의 마지막 꿈이 바로 해운사다. 그는 지난 9월 한양대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바다에서 한평생을 일군 회사인 동원그룹은 누구보다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HMM 인수를 통해 ‘한국의 카길’이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양계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이후 사료·축산·식품 제조·유통 등으로 확장했고, 2015년에는 벌크선 주력 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1조원 이상 투자해 ‘승자의 저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기간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일궈냈다. 김 회장은 이번에 컨테이너선 주력의 HMM을 인수함으로써 세계 1위 곡물 업체이자 해운에서도 큰손으로 통하는 카길과 같은 길을 걷겠다는 포부다.
HMM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여의도 파크원타워에 있는 HMM본사.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HMM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여의도 파크원타워에 있는 HMM본사.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원본보기 아이콘
이처럼 두 그룹의 오너가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서는 건 결국 HMM 인수를 통해 노려볼 수 있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원은 HMM 인수로 육상과 항만, 해상을 연결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동원그룹의 이러한 청사진의 중심에는 동원로엑스가 있다. 동원그룹이 2017년 인수한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는 화물운송과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물류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1조2142억원, 영업이익 207억원을 기록하는 등 인수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의 항만 하역과 내륙 운송이 HMM의 해운사업과 연결되면 두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동원이 컨테이너 항만사업을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시너지에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항만 터미널을 통해 육상과 해상 물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향후 해상 운임 하락 등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완전 자동화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 항만 ‘DGT부산’을 기반으로 해운 사업의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기존 자회사인 팬오션과 시너지를 강화해 국가대표 국적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하림은 올해 상반기 기준 선박 301척을 운영 중인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선 중심인 HMM의 약점을 보완하고 사업 중복 없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양측의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협업이 가능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연료비 등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김홍국 회장은 이달 하림산업의 신규 브랜드 출시 행사에서 HMM 인수가 그룹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 회장은 “밸류체인 강화는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며 “(밸류체인 강화는)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MM 인수는) 앞으로 잘할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은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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