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중심으로 '필사' 인기
문해력 높여 주는 효과적인 방법
관련 도서 판매량도 급증
韓 성인 146만명, '초1' 수준 문해력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제4차 성인 문해 능력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 성인(문해 능력 수준 1)은 3.3%로 집계됐다. 문해력은 4단계로 분류하는데 문해 능력 수준 1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습이 필요한 단계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가 불가능한 정도를 의미한다. 초등학교 3~6학년 수준 학습이 필요한 수준 2는 5.2%(231만 명), 중학교 1~3학년 학습이 필요한 수준 3은 8.1%(358만 명)였다.
이외에도 지난 7월에는 현직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우천 시 장소를 변경한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한 학부모로부터 "우천시가 어느 도시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또 한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입사지원서 '휴대폰'란에 전화번호 대신 휴대전화 기종을 적어 낸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숏폼 중독'
문해력 저하 배경으로는 낮은 독서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원격 수업 확산, 과도한 숏폼 콘텐츠 시청 등 여러 요인이 꼽힌다. 특히 숏폼은 1분 남짓 짧은 영상에 내용을 압축해 내보내거나 특정 장면을 잘라 보여주는 탓에 맥락이 없다. 결국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나머지 긴 텍스트 형태의 줄글을 읽거나 장시간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해력 저하 문제에 주목받는 '필사'
문해력 저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필사와 손글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자신이 쓴 손글씨를 뽐내는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인스타그램에 '필사'나 '손글씨'를 해시태그(#) 검색하면 각각 64만, 307만여건의 게시물이 나올 정도다.
필사는 문해력을 높여 주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복잡한 논리 구조를 가진 글도 천천히 읽으며 따라 쓰다 보면 글에 담긴 맥락과 어휘들을 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펜과 책 한 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필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원인 중 하나다.
필사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도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출간된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7개월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해당 책은 작가가 엄선한 134개 명문을 독자들이 따라 쓰도록 엮은 것인데, 인터넷서점 예스24 9월 셋째 주에도 국내 도서 종합 베스트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외에도 문해력과 어휘력을 강조하는 도서 출간은 급증하고 있다. 예스24는 '문해력', '어휘력'을 키워드로 하는 책의 출간이 최근 4년 사이 4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2020년 관련 도서의 출간 종수는 36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49종으로 늘었고, 올해의 경우 1~7월 사이에만 146종이 출간됐다.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 폭을 보면, 2022년 11.6%, 2022년 26.7%를 기록했고, 올해 1~7월에는 80.6% 늘어났다.
한편 교육부는 2006년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70만 명을 지원해왔다. 최창익 교육부 평생직업교육정책관은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 외에도 디지털·생활·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해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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