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리 결정 주요 변수로 급부상
상승세 이어갈 경우 다음달 금리 동결될 듯
지난 2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5원 오른 1388.7원에 마감(오후 3시 30분 종가)하며 종가 기준 지난 7월 3일(1390.6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26일 새벽 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장중 1392.2원까지 올랐다.
지난 26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는 등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지난달 말 100선에서 현재 104선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가 104선을 뚫은 건 지난 8월 초 이후 약 석 달만이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4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터치하면서 연고점을 찍자 구두 개입에 나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막은 바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통화와 비교해 원화가 움직이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시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단과 만나 "원·달러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고 있는 것보다 굉장히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며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11월 금통위에서)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1400원 문턱까지 오른 환율…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더불어 엔화와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3분기 국내 GDP 쇼크,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복합적인 약세 재료가 발생하면서 환율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이번주 원·달러 환율 밴드는 1360~1420원으로 14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공화당이 우세할 경우 환율이 1420원까지 갈 수 있다"며 "달러인덱스는 104선에서 106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전망이 추가로 되돌려지는 등 단기적으로 1400원 초반 정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번주 미국 고용, 제조업 지표와 3분기 GDP 발표를 앞둔 만큼 이번주에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한은 금통위는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조 연구원은 "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과 금리차를 반영하는데, 성장 측면에서 양국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3분기 GDP가 낮게 나왔고 환율도 불안한 상황에서 11월보단 1월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 10월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면서 11월은 동결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 총재가 워싱턴 D.C.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빨리하거나 폭을 크게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는 언급을 한 만큼 추가 인하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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