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NH증권 책임 인정
1심 보다 배상금 규모는 줄어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전문투자자인 오뚜기 와 JYP엔터테인먼트( JYP Ent. ) 등 상장법인에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다만 투자금 전체를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배상금 규모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는 오뚜기가 NH증권을 상대로 낸 150억원대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1심에서 최근 "NH증권이 오뚜기에 약 75억5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펀드를 홍보하며 1조원대 투자금을 모아 부실 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쓰다가 펀드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투자자들은 총 5100억원을 상환받지 못했는데, NH증권은 미환매 펀드 원금의 84%를 판매한 최대 판매사였다.
NH증권의 권유로 150억원을 투자한 오뚜기는 "부당이득에 따른 투자금 및 지연손해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뚜기 측은 "투자설명서의 투자 대상·구조에 대한 내용이 허위였으므로, 매매계약 자체가 취소돼야 한다"며 "NH증권은 투자구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펀드의 안전성이 높은 것처럼 설명해 부당한 이득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민법상 매매계약 등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반면 NH증권은 "전문투자자인 오뚜기와 옵티머스의 각 펀드에 대한 중개 또는 주선 역할을 했을 뿐이다. NH증권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투자권유 단계에서 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한 "NH증권이 설명한 방식의 투자는 불가능했다. 오뚜기의 잘못된 투자는 NH증권 때문에 유발된 것"이라며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봤다.
2심도 NH증권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오뚜기가 입은 손해의 일차적 책임은 옵티머스에 있다. NH증권은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질 뿐"이라며 배상 규모를 제한했다.
우선 2심 재판부는 "NH증권은 펀드 투자설명서에서 의구심이 드는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소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며 "펀드 구조나 투자대상, 위험요소, 이익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NH증권이 투자금을 받을 당시 '계약 취소 사유가 있거나, 받은 이익에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법상 '악의의 수익자'일 경우엔 받은 이익과 이자, 손해배상금을 전부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NH증권은 법적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선의의 수익자'로서, 받은 이익이 현재 존재하는 한도에서 반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손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NH증권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부 투자금 회수 업무를 통해 올해 들어 24억여원이 오뚜기에 상환됐지만, 추가 회수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미회수 투자금을 125억8200여만원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오뚜기는 전문투자사다. 막연하게 NH증권이 제공한 정보를 믿고 펀드에 가입했으며, 뒤늦게 투자 손실 책임을 떠넘기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NH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미회수 투자금의 60%로 제한했다.
같은 재판부가 판결한 JYP엔터테인먼트와 NH증권 간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의 항소심도 동일한 취지의 결론이 나왔다. 지난 1심은 JYP엔터테인먼트가 청구한 30억여원을 전부 인용했지만, 2심 재판부는 미회수 투자금의 60%인 15억여원을 배상액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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