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 독립성 논란 극복 쉽지 않을 듯
위원 중 한 명은 회장, 고문은 尹 측근
윤리위 외 내부통제기구 없는 점도 약점
김 상근부회장은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외교통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경험이 있다. 또 최근까지 태평양도서국 담당 정부 대표를 맡아 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도 도왔다.
한경협 윤리위는 외부위원 4인, 내부위원 1인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외부위원은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위원장),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장, 김효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박광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4명이다. 내부위원은 김 상근부회장이다. 기업인, 정치인,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은 없다. 5명 중 2명(40%)이 여성이다.
한경협은 지난 8월 말 출범 때 내부통제 기관을 만들어 정경유착을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위만큼은 국제통상, 경제로비 역량보다 철저히 '정경유착 근절'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을 뽑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외부위원 4명을 뽑는 과정에서 기업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같은 후보 추천위를 꾸렸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사무국(실무 조직)보다 류 회장이 윤리위 위원 구성을 꼼꼼히 챙겼다고 전해졌다.
재계는 외부위원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경험이 풍부한 이들로 구성됐다고 평가했다. 목 위원장은 '땅콩회항', '물컵갑질' 사건을 일으킨 한진칼 윤리위원장과 CJ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문위원장을 지냈다. 김학자 위원은 미래에셋생명 , 박광우 위원은 매일유업 사외이사다.
문제는 윤리위원들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가다. 위원회에 내부 인사인 김 상근부회장이 들어가 있고 그 뒤에 김병준 고문이 버티고 있다. 김 고문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8월 말 회장 대행 임기가 끝났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고문으로서 한경협 활동을 계속하기로 하면서 한경협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경협 내에 윤리위를 견제하는 다른 감시·견제기구가 없는 점도 윤리위의 약점이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당한 요청을 물리치는 윤리위를 세워 한경협을 투명하게 경영한다는 명분을 세운 것이어서 방향은 맞는다"며 "4대그룹 등 회원사로부터 한경협이 정경유착을 근절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한경협) 회장, 정치권으로부터 윤리위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윤리위는 사무국 사업 집행 과정에서 '일정 금액 이상' 회원사 회비를 쓸 경우 윤리위 인가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 도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비용이 적어도 내용상 정경유착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윤리위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사업 내용에 관해서도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K스포츠·미르 재단 출연 사업 같은 프로그램 참여는 '일정 금액'보다 액수가 적어도 윤리위가 사업 타당성을 검증한 뒤 제한하는 방식이다.
윤리위는 다음 달 첫 정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기회의는 분기에 한 번씩 열되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 개최한다. 일반 정족수(재적 과반 참석, 참석 과반 찬성)를 채우면 안건을 가결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위원 임기는 2025년 2월 한경협 정기총회까지다. 원칙상 임기는 2년이지만 지난 2~8월 6개월간 김병준 회장 대행(현 고문) 체제로 운영된 기간은 제외하기로 했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