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과 대비되는 대규모 손실
150억 빚 연대보증도 부담 가중
코스닥 상장사 웰킵스하이텍 이 34조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잡는다며 야심차게 진출한 사업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수 당시 제시했던 장밋빛 전망과 크게 다른 실적을 내고 있어 고가 인수 및 투자 실패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웰킵스하이텍의 자회사 제원테크는 올 3분기 말까지 누적 매출액 146억원, 당기순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6% 감소했고 적자 폭은 289% 확대됐다.
앞서 지난 1월 웰킵스하이텍은 제원테크 지분 100%를 40억원에 인수했다. 제원테크는 플라스틱 사출 기업으로,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인 인팩 등에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웰킵스하이텍은 ‘34조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웰킵스하이텍은 제원테크의 지분가치를 현금할인(DCF) 방식으로 산정했다. 미래에 제원테크가 벌어들일 현금을 추정한 후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평가는 지난해 12월5일 진행했고, 재무제표 기준일은 지난해 3분기 말이다.
이후 2024년에는 매출액 300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흑자전환한 후, 2028년까지 매년 실적이 증가해 매출액 452억원, 영업이익 31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18억원→5억원→4억원 등 매년 줄어들면서 2024년을 턴어라운드의 해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제원테크는 2023년 매출액 323억원, 영업손실 17억원, 당기순손실 22억원을 기록하며 추정치와 크게 다른 실적을 냈다. 가치평가 시점이 지난해 12월5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불과 18영업일 남았음에도 제대로 된 실적 추정을 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턴어라운드가 아닌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제원테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웰킵스하이텍의 재무구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웰킵스하이텍은 제원테크에 58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또 제원테크의 은행 빚 149억원 규모에 대한 연대보증도 서고 있다. 제원테크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부분을 웰킵스하이텍이 떠안는 구조다.
이에 대해 웰킵스하이텍 관계자는 “제원테크 인수 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부진)으로 수주가 예상보다 줄어 실적이 감소했다”며 “연대보증은 대부분 전자어음 관련이라 큰 문제는 없고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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