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카톡의 위력을 고려하면 ‘왜 합치지 않고 분리하려 드느냐’는 반문이나 ‘카톡을 벗어나 자리 잡을 수 있겠느냐’는 의심은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카톡의 기능과 카뱅의 기능을 각각 개념화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었다.
카카오가 며칠 전 윤곽을 내보인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에도 비슷한 맥락이 담겨있다. 본질적으로는 카톡과 같은 메신저임에도 카톡에 접목하지 않고 별도의 앱을 내놓기로 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상호 카카오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선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번역’하면 카톡을 탈피한 AI 메신저로 제2의 카톡을 만들겠다는 정도가 되겠다.
카나나는 성공할 것인가. 나아가 카카오는 AI를 앞세운 새로운 브랜딩에 성공할 것인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겠지만 난도가 매우 높다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별로 없을 듯하다. AI 그 자체로는 함부로 혁신을 말하기 어려운 현실이 가장 높은 장벽이다. “새로움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어느 증권사의 보고서는 시니컬하고 짓궂지만 그래서 부정하기 어렵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소개하는 자리가 AI 기반의 그룹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의미부여했다. 따라서 카나나의 성패는 단순히 프로젝트 한 건의 성패를 넘어서는 함의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만큼 큰 판을 벌여놓았다는 얘기다. 경영적·사업적으로 카카오가 지금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둘러싸인 환경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누구보다 카카오가 잘 안다. 기대 반 우려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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