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고가차 속속 상륙
과거 중국산 제품이 중저가, 가성비 위주로 소비자에 접근했다면 앞으로 나올 승용차는 조금 다른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 취재진을 중국 선전 본사로 초청한 BYD의 류쉐량 아태 자동차사업부 총경리는 "우리 장점은 완전한 전체 기술 체계를 보유했다는 점"이라며 "한국에서는 높은 가격대, 저렴한 포지셔닝 식으로 간단히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할 차종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주력 모델 가운데 하나인 중형세단 씰은 국내 판매가격이 4000만원대 안팎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첨단 IT기술 접목…달라진 中 위상
최근 들어선 소프트웨어(SW) 경쟁력에서도 앞서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바이두의 로보택시 호출 건수는 미국 경쟁사 웨이모를 훌쩍 넘어섰다. 컨설팅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자동차 기업 디지털화 순위에서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와 샤오펑은 테슬라에 이어 2,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지리(6위), BYD(7위) 등 상위 10곳 가운데 4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은 만큼 최신 기술을 빠르게 흡수해 회사 경영 전반에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커넥티비티·스마트카 등 미래 이동수단 산업은 SW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잘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 역시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과거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 들어선 현지 연구소에서 파악한 동향이나 기술을 거꾸로 한국이나 해외 다른 시장에 적용하는 식이다.
후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는 중국에서 영감을 받았고, 사용자경험(UX)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따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두고 기술연구소와 선행디지털연구소, 상용기술연구소를 동시 가동 중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중국 승용차에 대해 ‘일단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하다. 국산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다수에 반중 정서가 있지만 전기차 잠재 수요층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이 수입될지, 가격대가 어느 선일지 보고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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