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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불복, 오늘은 신뢰…사법부 불신 키우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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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직선거법 1심에는 "사법살인"
한동훈, 이재명 무죄에 "수긍하기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권 반응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사법부를 존중하다가도 정반대 선고에는 불복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치권이 스스로 사법부 불신을 만들어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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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민주당은 즉각 환영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진실과 정의의 승리"라며 "2년 6개월 내내 야당만을 표적 삼은 윤석열 정치 검찰의 야당 사냥은 머지않아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가) 정치 검찰의 무도한 야당 탄압과 야당 대표에 대한 사법 살인 시도를 멈춰 세웠다"고 평가했다.
지난 15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혐의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직후와는 상반되는 반응이다. 당시 민주당은 일제히 사법부를 힐난했다. 지난 18일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한 9명 가운데 이 대표와 송순호 민주당 최고위원을 제외한 7명이 사법부를 향해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재판부 판결은 명백한 사법 살인"이라며 "사법부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오죽하면 서울대 법대 나온 판사가 맞냐고 하겠나"고 목소리 높였다.
국민의힘 역시 사법부 판단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며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을 존중했듯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 민주당도 유죄 판결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SNS 게시물은 없었다. 한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직후 하루 동안 이 대표의 유죄 판결과 관련해 3개의 SNS 게시물을 올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공직선거법 1심 판결에는 "민심이 이겼고, 법치가 승리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해괴망측한 궤변 판결을 연상시킨다"고 재판부를 비판했다.
정치인들의 반응에 지지자들도 동조하며 사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이 대표의 무죄 선고에 환호하며 김 부장판사를 칭찬했다. 한 지지자는 "김 부장판사님은 대한민국을 살리시는 데 일조한 진정한 애국자"라고 칭송했다. 반면 공직선거법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한성진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정치 판사" "판레기"(판사와 쓰레기 합성어) 등 비난을 쏟아냈다. 마찬가지로 한 대표의 팬카페 '위드후니'에서는 "한 부장판사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반응했지만, 김 부장판사에게는 "좌파 판사"라고 비난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가 비판을 받지 않아도 되는 성역은 아니다"면서도 "정치권은 사법부 판결에 논리적으로 반박해야지, 감정적인 대응을 하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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