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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죠, 배터리]저가 광물 시대, 양극재 기업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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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가격 하락세 조달 방식 다양화
사급 구조 늘리고 구매 역량 강화
직접 채굴·리사이클링도 대안 부각

원료 가격 하락세에 배터리 양극재 기업의 생존법이 달라지고 있다. 광물 기업으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급·구매 시기 조절·리사이클링·직접 채굴 등 원료 가격의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낮추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 원재료 구매에만 13兆 쓴 양극재 기업들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원으로 전지의 성능, 안전성, 가격 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소재다. [사진제공=LG화학]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원으로 전지의 성능, 안전성, 가격 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소재다. [사진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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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LG화학 (첨단소재 부문)· 에코프로비엠 ·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3사의 지난해 원재료 구매 비용은 13조47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4조6073억원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사의 매출 합계가 19조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양극재 기업들은 원재료 구매에만 매출액 대비 70%가 넘는 돈을 썼다.

양극재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재료를 섞고 굽고 코팅하는 등의 공정을 거쳐 양산된다. 어떤 온도에서 굽고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양극재의 품질과 가격이 달라지지만 판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원재료 가격이다. 광물가격이 변화하면 그에 따라 양극재·배터리 가격이 변하는 판가 연동계약이 주로 이뤄진다.
광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땐 원재료를 최대한 많이 사서 제품을 만들면 판매 시점에는 오른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 비싼 판가를 적용할 수 있다. 이때는 광물 가격이 오르는 것이 오히려 제조사들의 원가 비중을 낮추고 마진율을 높이게 된다. 광물 가격이 떨어져 판가가 하락하면 광물이 비쌀 때 만들어 둔 재고가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이처럼 판가 연동계약은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광물 가격의 변동성이 심한 시기엔 손실을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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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021년과 2022년 크게 치솟았던 원료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양극재 기업들은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로 인해 손실을 키워왔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극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손익분기점(BEP)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광물 가격은 최근 소폭 반등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양극재 기업들은 리튬·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새로운 질서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 주로 광물 채굴·제련 기업으로부터 직접 조달받았지만 양극재 기업들의 생존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제조만 집중하는 사급 구조 확대…구매 역량 강화·직접 채굴·리사이클링 등도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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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급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 사급은 모기업이나 고객사 등에서 원재료를 대량 구매해 협력사에 제공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시장 가격으로 원재료를 구매하는 방식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고객사로부터 원자재를 대량 구매해 제공받는 사급 비중이 높은 덕분이다. 과거에는 양극재 기업이 직접 원료를 시장에서 조달했지만, 원료 가격이 올라가면서 사급 방식이 점점 채택되기 시작했다.

미국 내 건설되고 있는 합작공장은 대개 이 사급 구조를 띠고 있다. GM과 LG화학, GM과 포스코퓨처엠, SK온·포드와 에코프로비엠 등이 이같은 사급 구조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한다. 리튬·니켈 등의 원료를 완성차나 배터리셀 기업들이 조달해주고 양극재 기업은 생산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사급 계약은 광물을 따로 조달받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원료 가격 하락세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 다만 광물 가격이 오를때는 이를 반영 받지 못하고 양극재 제조에 따른 부가가치만 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


광물기업으로부터의 직접 조달도 구매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구매 계약 형태와 구매 시기 등에 따라 손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면서 구매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인 것이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2021년~2022년은 원료 가격이 비쌌음에도 양극재 출하량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원료를 구매했어야 했다"며 "최근에는 원료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전략적으로 구매 시기와 규모를 결정할 수 있게 구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모습. 사진제공=LG화학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모습. 사진제공=LG화학 원본보기 아이콘

광물을 직접 채굴·제련하는 기업도 늘었다. 안정적인 가격에 리튬, 니켈 등 주요 광물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포스코그룹은 호주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올해 리튬 생산을 본격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도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의 광물업체들과 손잡고 리튬과 코발트 등 광물의 확보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리사이클링도 광물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수단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에서 사용이 종료된 폐배터리의 증가도 예상된다. 글로벌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시장 규모가 2030년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그룹은 미국 블루오벌SK(SK온·포드의 배터리 합작사)에서 나오는 스크랩(폐기물)과 폐배터리를 전구체(양극재 재료) 등 원료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도 같은 구조의 사업을 진행한다.




정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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