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소비자연구학교였던
광주교대목포부설초등학교
부루마불과 유사한 게임 개발 등
체험형 교육과정 설계
"초등생 특성 반영한 교육 필요"
부루마불과 비슷하게 주사위를 굴리고 말을 이동시켜 한 바퀴를 돌면 정해진 돈을 받는다. 이 돈을 가지고 간척지·축사 등 1차 산업, 방직공장 등 2차 산업, 백화점이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사 등 3차 산업 관련 회사를 창업할 수 있다. 주사위를 굴려 창업한 곳을 다른 사람이 지나면 회사 능력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다. 여행사를 통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도 가능한 점도 부루마불과 비슷했다. 다른 특이한 점도 있었다. 은행과 보험사가 있다.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이자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다. 보험사에선 전액보장·부분보장 보험증권을 살 수 있다. 웃는 얼굴이 그려진 곳에 말이 도착하면 스마일카드를 뽑아야 하는데, 스마일카드에는 회사 영업 시 겪을 수 있는 ‘고난’이 적혀져 있다. 예를 들어 세율 인상, 파업, 자연재해로 인한 공장 파괴 등이다. 보험증권이 있다면 이를 복구할 기회가 생긴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회사를 사고팔 수도 있었다. 회사를 사는 희망자가 없다면 은행에 원래 가격의 절반으로 판매할 수 있다.
바뀐 규칙에 따라 대응하는 학생들의 전략도 달라졌다. 1라운드에서 은행 저축을 하지 않았던 한 학생은 저축 이자가 10%포인트 오르자 저축만 하기 시작했다. 보험증권을 사지 않아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다른 학생은 가격이 올랐음에도 보험상품을 샀다.
2라운드가 끝나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투자·보험·전략에 대해서 물었는데 각자의 생각이 매우 달랐다. 한 아이는 여행사를 통해 3차 산업 회사를 차릴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큰돈을 들여 회사를 차려야 통행료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아이는 초반 모은 돈을 은행에 저축했다. 60만원을 모아 20%의 이자를 받아 1바퀴당 12만원을 벌고 다시 저축했다. 돈을 불려 가장 많이, 빨리 버는 곳에 투자했다. 지나가는 모든 장소에 창업을 한 학생도 있었다. 무조건적인 투자를 통해 통행료로 이익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증권이 필요하다고 느낀 학생들도 많았다. 가장 비싼 회사를 팔아야 하는 미션이 나왔으나 보험증권을 통해 전액보상을 받은 경우나 화재가 발생했는데 보험증권으로 절반만 손해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초등학생 맞춤형 경제금융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원하는 욕구가 있으면 바로 해결해야 하는 게 초등학생의 경제활동인데 이 같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경제활동 전반에 대해 정리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를 끝으로 연구학교 지정은 끝났지만 이 같은 경제금융교육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웅 교사는 “아이들이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며 “1~6학년 때까지 우리 학교에서 경제금융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제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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