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악재 끝? 치솟던 국제유가 10일만에 반락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공조 움직임에 거친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10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긴축 우려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을 다시 제한하는 경로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6.87달러로 전날보다 0.67달러(-0.8%) 하락했다. 공급 감소 우려로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뒤 10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WTI는 6월을 저점(67.70달러)으로 하반기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9.92달러로 전장 대비 0.68달러(-0.8%)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 배럴당 90달러대 위로 올라섰다가 이날 하락으로 다시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졌다.
최근 유가가 단기간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커진 게 국제유가에 약세 조정 압력을 키웠다. 유가 강세 지속 시 이란산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대안이 될 것이란 관측도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약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수출입 지표도 유가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8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0.9% 급증했지만, 수출이 8.8% 감소하며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키웠다.
중국 부동산발 경제 우려, 미국 긴축 우려 등 유가 하방 압력이 존재하지만,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인식에 감산 기조가 유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MC마켓츠의 레온 리 연구원은 "공급 제약 탓에 유가의 약세 재료가 사라진 상황"이라면서도 여름철 수요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 감소에 따른 상방 압력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말했다.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5일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예상되는 공급 부족량은 하루 30~100만 배럴로, 과거 글로벌 원유 수급과 비교해보면 과도하게 큰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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