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13개월 만에 휴전 전격 합의
현지시간 27일 오전 4시 발효
네타냐후 "합의 깨지면 공격할 것" 경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이날 저녁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휴전하는 방안을 표결해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휴전안을 제시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같은 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을 통해 양측의 휴전 합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소식"이라며 "오늘 합의된 협정에 따라 현지시간으로 내일(27일) 오전 4시부터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을 가로지르는 전쟁이 종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휴전안에 따라 향후 60일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군대를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이며 국경지대에는 레바논군과 국가안보군이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남부에 미군은 배치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이번 휴전 합의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 공격당하며 헤즈볼라와 교전을 시작한 지 약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겨냥해 이른바 ‘북쪽의 화살’ 작전에 나서며 레바논에서 지상전에 돌입한 것 기준으로는 약 2개월 만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레바논에서는 최소 3823명이 사망하고 1만5859명이 상처를 입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영상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이번 휴전이 가자지구 전쟁과는 별개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그는 휴전 이유로 이란의 위협 외에 하마스의 고립을 꼽으면서 "하마스에 대한 우리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이는 우리가 인질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이 성사됐다는 발표 이후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직전까지도 베이루트, 남부 접경지대 등지에서 180여개의 헤즈볼라 표적을 상대로 폭격을 가했다. 이는 헤즈볼라에 이번 합의를 위반하지 말 것을 끝까지 경고하는 한편, 휴전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번 휴전 협정을 "역사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날 내각 투표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이것은 휴전이 아니다. 침묵을 위한 침묵이라는 개념으로의 회귀이며, 이것이 어디로 이어질지 우리는 이미 봤다"고 결국 전쟁이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에서의 휴전 합의를 환영하는 한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언제든 공습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휴전 합의에 환영을 표했다. 또한 엑스 계정을 통해 "레바논에서 평온과 안정이 회복되고 이주민들이 마을과 도시로 돌아갈 수 있는 근본적 단계가 될 것"이라며 합의를 주도한 미국과 프랑스에 감사를 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반겼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북부 민간인들에게 어느 정도 구제책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합의는 레바논의 지속 가능한 정치적 해결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가자지구에서도 휴전 협정의 즉각적 진전, 모든 인질의 석방, 인도적 지원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빈곤 퇴치를 위한 비정부기구인 액션에이드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사람들은 다시 폭탄이 집에 떨어지기 전까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살아야 하느냐"라며 이번 휴전이 장기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요한 점은 가자지구에서는 아직 휴전에 가까워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대량학살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12만 8천 원만 남았다…'땡처리'하듯 막판 몰아 써...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