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당일 인력 1만1343명·차량 2547대 투입
"규정된 직무 아냐" vs "잠깐인데 못하나" 갑론을박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에도 경찰이 지각 위기에 처한 수험생을 태워주고 수험표를 수송해주는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포착됐다. 해마다 수능 날이면 반복되는 모습에 경찰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일들이 직무집행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수능 당일 전국에서 수험생을 154차례 경찰차로 실어 날랐고, 집에 놓고 온 수험표도 9번이나 찾아주는 등 187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또한 경찰은 수능 당일 시험장 주변 교통 관리를 위해 교통경찰, 기동대, 지역 경찰, 모범운전자 등 1만1343명을 투입했으며 순찰차 2089대, 경찰 오토바이 349대 등 차량 2547대가 투입됐다.
"우리가 콜택시냐", "수험생 호송이 경찰 업무가 맞냐"…내부 불만 목소리
이를 놓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우리가 콜택시냐" "수험생 호송이 경찰 업무가 맞냐" "경찰 자존심도 없냐" 등 현직 경찰관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일 하려고 경찰 된 건가" "현타 온다" 등 자조 섞인 반응도 잇따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선 경찰관은 연합뉴스에 "수능이 아닌 다른 중요한 시험의 수험생들이 경찰에 특정 편의를 요구하지 않듯이 결국 본인 책임의 문제"라며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물론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경찰관은 "시험 당일에만 잠깐 하는 건데 그것도 못 하는가" "수험생 수송한다고 할 일을 못 하진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수능 당일은 전국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당연히 경찰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나 범죄 예방 및 수사, 교통 단속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만한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경찰관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유형의 일은 아니다"라며 "경찰이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 편의라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일부 타당성도 있기는 하다"며 "경찰과 시민이 함께 공감할 업무 범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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