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풍자는 SNL의 정체성이자 10년 넘게 지탱해온 동력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풍자의 주 대상이던 정치인은 사라지고 연예인이나 사회초년생, 직장인 등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웃음을 주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웃음을 잃은 풍자, 비하와 조롱으로 얼룩진 패러디가 의미 있을까. 권력자나 강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비하해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에 시청자들은 공감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코미디는 웃으면서도 찝찝하다. '웃기면 됐지'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다.
방송 전 엄격한 모니터링을 거쳐 시청자가 불편할 소지가 있거나 방송에 담기 부적절한 부분을 걷어내는 작업은 필수다. 'SNL'은 제작진과 크루(출연자)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형식인데도 사전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걸러내지 못했다. 잇따른 논란에도 별다른 사과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SNL'을 제재해달라는 민원이 꽤 올라왔지만, 방송통신심의원회는 '심의 불가' 판단을 내렸다. OTT 콘텐츠인 'SNL'은 현행법상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고, 전기통신사업법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잇따라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OTT 콘텐츠는 그야말로 무법천지다. 사업자들의 자정 노력에 기대지 말고 적극적으로 미디어 관련 법안을 손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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