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책 신뢰 낮아
美 경제 연착륙 아닌 '무착륙'
美 대선 결과 불확실성 가중
올해 3분기까지 S&P500지수는 40회 이상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기록적인 수준으로 마감했다. 반면 홍콩의 주요 주가지수인 항셍지수는 2018년 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보다 무려 36%나 낮았다.
그러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3분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도이체방크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는 5.9%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항셍지수는 현지 통화 기준으로 21.7% 상승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주요 금융 자산이 됐다. 항셍지수는 9월에만 18.3%의 수익률을 기록해 주요 금융 자산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기 부양책 패키지가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자들이 2021년 이후 중국에 대해 극도로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크게 증폭됐다. 골드만삭스는 10월5일 보고서에서 "과매도, 저평가, 과소 포지셔닝으로 시작한 시장 상황"을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 통화 완화 캠페인을 시작한 직후 중국은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신흥 시장 주식의 지속적인 랠리를 위한 조건이 마련됐다고 확신했다. JP모건은 "Fed의 (통화) 완화 정책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경기 사이클 후반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를 되살리고 있다"고 했다.
약속만으로도 며칠 만에 주가가 30% 급등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정책 조치와 경기 부양책이 실제 투입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투자 심리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투자자들이 두 가지 모두의 장점을 누리는 듯하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 Fed가 통화 정책을 완화하면서 경제가 완만하게 하강하는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데이터 TS 롬바드는 "Fed는 진정한 경제 약세를 기다리지 않고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위험 자산에 대한 강세"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Fed가 세계 경제의 최우선 관심사인 성장에 훨씬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이유는 훨씬 더 강력하다. 첫째로 중국은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정책 신뢰도가 적자 상태다. 반면 투자자들은 너무 많은 것을 빠르게 기대한다. 이 두 가지 요인의 조합으로 인해 기대치를 관리하기 어렵고, 이것이 경기 부양책에 따른 랠리가 반전된 이유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 부양책의 규모와 설계를 둘러싼 중국 정책 결정의 긴장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정부가 소비보다 투자를 우선시한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지적했듯이 중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중 2019년 이후 공공 부채 부담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고려할 때 중국이 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이후 중국 주식 시장으로 외국인이 몰려든 이유는 액티브 매니지 펀드가 아닌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기인할 것일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중국을 제외하면 지난 분기 아시아 신흥국 주식이 3.3%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둘째, 시장에서는 미국의 연착륙을 예상하지만 경기 침체가 없는 ‘무착륙(no landing)’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예상보다 높은 고용 및 임금 상승률로 채권 수익률과 미국 달러가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 시장 통화는 올해 1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이는 중동 갈등이 빠르게 격화하는 가운데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발생한 일이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아시아 전역의 차입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셋째, 아시아 시장이 이상적인 상황에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특히 한 달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서는 말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몇몇 주요 경합주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걱정스럽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박빙인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할 가능성은 작다. 시장은 선거일 이후 상황이 얼마나 악화할 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또한 누가 승리하든 보호주의는 계속될 것이다. 이는 글로벌 성장을 위축시키고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지속시킬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번째로 취임하게 되면 훨씬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역 관세 인상, 이민 억제, 감세의 조합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으며, Fed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급격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만과 한국처럼 기업 수익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얻는 아시아 경제권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것이다. 중국과 Fed는 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약간의 행운이 따른다면 랠리는 더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특히 아시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3 reasons investors should be cautious on China’s stimulus surge’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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