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SCMP 칼럼]美, 현실에 기반한 경제 정책 수립해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정부 지출로 소비·일자리 부양
재정 기조 우려…세계 경제 위험 초래

앤서니 로울리 아시아 경제·금융 전문 기자 [사진제공=SCMP] 앤서니 로울리 아시아 경제·금융 전문 기자 [사진제공=SCMP]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2년 반 동안 전 세계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질 정도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 지출을 늘리고, 강력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놀라움과 부러움이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 모든 성장은 어디서 온 것인가. 단순히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를 다른 나라보다 더 잘 관리하기 때문일까? 이 같은 장기 성장을 이끈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사람들이 그렇게 믿기를 바랄 것이다.
사실은 다르고, 이제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성장의 대부분은 개인 소비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두 부문에 대한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인한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재정 적자를 부풀리고 점점 더 위험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알리고 싶어서 안달이 날 이야기는 아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현실에 안주하는 금융시장도 강력한 미국 경제 신화가 폭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그 신화가 점차 깨지면서 세계 다른 지역에 미칠 영향은 점점 더 분명해질 것이다. 금리와 통화 가치, 자본 흐름과 무역의 변동은 특히 아시아 개방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세계 경제 전망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지속해서 높은 실적을 낸 뒤 예상보다 급격하게 성장이 둔화한 것은 소비 둔화와 순 무역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반영한다’는 관측이다.
이는 마치 4엔진 제트 여객기에서 엔진 두 개는 출력을 내지 못하고, 세 번째 엔진은 삐걱거리며 작동한다는 말과 같다. CEIC 글로벌 경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소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며,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서 오랫동안 소비자가 왕인 나라였다. 이는 대외 무역 적자의 주요 요인이었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소비 재원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USA 투데이는 "경제학자들은 높은 이자율,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저축 감소, 부채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어떻게 소비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답은 꽤 간단할지도 모른다. 바로 일자리다. 이 매체는 또 "올해 임금 상승은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주요 구인 사이트인 ‘집리크루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대부분의 사람이 차나 집을 사는 등 라이프스타일의 큰 변화로 지갑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자리들은 어디서 왔을까.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에서 일자리가 21만8000개 증가했다. 반면 다우존스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일자리가 19만개 느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은 의료, 호텔, 정부 부문이 주도했다. 급여 처리 업체 ADP에 따르면 5월에 민간 부문에서는 15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공공 부문 고용 증가에 박수를 보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세계 최대 경제 국가에서 공공 부채의 절대적 규모와 증가율에 대한 국내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리샤스 IMF 경제자문위원 겸 연구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완전 고용 상태에 있으면서 GDP 대비 부채 비율을 꾸준히 높이는 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는 단기 자금에 점점 더 의존하면서 국내와 세계 경제 양쪽 모두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부채 증가, 성장 둔화, 적자 확대로 인해 부채 문제가 위험에 빠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시장이 국채 스프레드를 높이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최근 세계 경제 전망은 안심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중국과 유럽 일부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1분기 경제 성장은 놀라웠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하락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IMF는 서비스 가격 인플레이션이 디스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든다.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증가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IMF 보고서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주된 문제는 금융시장 전반과 특히 주식시장이 당면한 세계 경제의 연착륙 과정에서 요동칠 것이라는 점이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행정부는 아직 파산하지는 않더라도 재정 지출에 신중해야 한다. 이에 따른 미국의 성장과 신뢰도 약화는 금리와 달러를 통해 대부분의 통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초래하는 극심한 혼란 때문에 일어난다. 지금부터 11월까지 그 혼란은 더 커질 것이다. 경제 평론가들은 시장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기보다는 실제 상황을 말해야 한다.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앤서니 로울리 아시아 경제·금융 전문기자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US must ground its economic policy in reality, sooner rather than later’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