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만 해도 중국이 겪게 될 급격한 변화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덩샤오핑과 그의 동료들은 국가 경제의 일부를 전략적으로 민영화하고, 정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국을 세계 경제에 통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기존의 거창한 서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실용주의에 기반한 현대화의 길에 올라섰다.
하지만 과거와 비슷한 점도 있다.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 등은 현시대를 ‘2차 냉전 시대’라고 주장한다. 냉전 직후 칭송받던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통한 상생의 정신은 이제 강대국 간 치열한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냉엄한 현실로 대체됐다.
중국은 이번 주(15~18일) 열린 3중전회를 통해 근본적인 성공 공식이 변하지 않았음을 인식해야 한다. 문호를 개방하고 상향식 실험을 위한 길을 열어두는 것은 여전히 중국 경제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특히 중국이 견고한 중산층을 보유한 지식기반 선진 제조강국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말이다.
민간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은 고용과 성장의 중추로서 혁신을 확산시키고 사회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1~11월 중국 민간부문의 고정자산 투자는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영부문 투자가 6.5%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저명한 자유주의 경제학자, 기업인들과 만나며 보내는 신호는 매우 환영할 만하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민간기업을 상대로 더 강력한 자금조달, 상장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도 공개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정책 결정 과정, 민간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관성, 확실성, 명확성을 개선해야만 한다. 또한 풀뿌리 기업가 정신과 민간 주도의 연구, 혁신을 위한 법적 보호도 강화해야만 한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리튬 배터리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서 국가 지원은 필수적이지만, 이제 중국은 추가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해외 파트너와의 합작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 대신 이러한 자원은 중국의 식량안보와 인구 고령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농업, 노인 맞춤형 기술 등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 정부는 관광객이든, 학생이든, 숙련된 근로자든 외국인들에게 중국을 지속적으로 개방해야만 한다. 홍콩 중문대학교의 정용니엔 정치학 교수는 중국이 세계에 자발적으로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을 필요와 이익에 따라 대응하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인 외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본토 비자 제한을 완화하거나, 지난달 리창 총리가 호주를 방문하면서 발표한 비자면제국가 목록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포함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정부는 향후 비자면제국가 리스트를 확대하고 홍콩에 등록된 국제학생들에게 본토 입국 비자를 연장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홍콩은 중국 본토와 세계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겪게 되는 행정적 규제, 업무분쟁, 보안법의 불투명성 등 어려움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실험과 개방이다. 이는 외부 세계에 대한 정확하고 정교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과 세계 간 인적 교류에 직격탄이 됐다. 중국은 비록 의견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전문가, 단체, 이해당사자들과의 건설적 대화와 건전한 토론을 포기해선 안 된다. 비판 일색이라 하더라도 풍부한 정보를 가진 선의의 대화 상대들과의 비공개 논의는 더 자주, 더 다양한 영역에서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충고가 귀에 거슬릴 수도 있다. 당연히 긍정적인 이야기, 열렬한 칭찬이 환영받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비판적 정보에 입각한 적극적이고 공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국은 핵심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와 건설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강대국임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
브라이언 Y.S 웡홍콩대 철학과 조교수 겸 옥스퍼드글로벌소사이어티 전략 고문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How China’s continued opening up sets country on path to better future’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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