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에 한반도 정세 엄중한데
여권 세력은 분열로 공멸의 길
세 번째 ‘金여사 특검법’이 뇌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 사진을 대통령실이 언론에 배포했다. 사각 테이블에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으니 남북회담 같은 분위기였다. 한 대표 옆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앉아 있었는데, ‘배석’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과거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이 두 검사를 불러다 앉혀놓고 지시하는 장면 같았다. 사진으로 윤 대통령의 표정을 보니 취조하는 분위기 같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두 팔을 길게 뻗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는 윤 대통령의 모습, 준비해간 빨간색 파일을 앞에 놓고 있는 한 대표의 모습이 빚어낸 느낌은 그런 것이었다.
하필이면 이런 사진을 배포하는 대통령실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진 것일까 궁금했다. 한 대표가 좋아한다는 ‘제로 콜라’가 나온 것이 유일한 배려라면 배려였다. 한 대표와의 면담 시간에 지각했던 윤 대통령은 81분간의 면담 직후 대통령실에 추경호 원내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했다고 한다. 한 대표가 끈질기게 ‘독대’를 요구하니 ‘마지못해서 하는 면담’이라는 윤 대통령의 마음을 알고도 남게 만든 광경들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대신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 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선문답 같은 얘기만 했다. 윤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다음 날 윤 대통령이 했던 말을 전했지만, 현안들에 대한 두 사람의 인식 차이가 그대로였음이 나타났다.
이날 면담으로 확인된 것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비롯한 정국의 현안들에 대해 기존의 인식을 바꿀 의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윤 대통령 부부는 야당이 제기하고 언론에 보도된 각종 의혹이 터무니없는 것들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악화한 여론을 수습하고 국정 쇄신에 나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면담 다음 날 윤 대통령은 부산에 있는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누가 뭐라 하든 달라지지 않고 이대로 가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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