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과정서 명태균 영향력 행사 인정
대선 여론조사 수행 대가로 공천 의혹
"여기저기 돈 빌리느라 정신 없다" 발언
김 전 의원과 그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지난해 5월23일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 전 의원은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명태균이의 덕을 봤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자 강씨는 녹취에서 "대선 때 우리가 자체 조사를 많이 했다"며 "본부장(명씨)님이 김건희 여사한테 돈을 받아오겠다고 저한테 청구서를 만들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같은 날 통화에서 "어쨌든 명 부장이 나보고 또 얼마를 내놓으라고 한다"며 "그러니까 내가 여기저기 돈 빌리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지난해 4월3일 명씨와 강씨의 통화 녹취록에는 김 전 의원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어제 (이)준석이한테 사정사정해서 전략공천을 받았다"며 "(김 전 의원이) 김지수(당시 민주당 창원의창 재보선 후보) 이기는 여론조사 몇 개 던져주면 끝내주겠대"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자신이 운영하던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이 의원에게 넘겨주기 위한 여론조사가 '맞춤형'으로 나오도록 지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같은 해 4월22일 명씨는 강씨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해 당시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과 접촉한 것을 시사하는 발언도 한다. 명씨는 당시 통화에서 "사람들이 김영선을 다 반대하고 윤상현은 경기(매우 부정적인 반응)를 해버리더라"라며 "미워도 어쩌겠나, 하여튼 만들어 봐야지"라고 했다.
녹취록에서 명씨는 국민의힘이 김 전 의원 공천 사실을 발표하기 전날인 2022년 5월10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자신이 공천을 관철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명씨는 녹취록 속 통화에서 "내가 대통령에게 전화했더니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로 했는데' 이러더라"라면서 "소문내면 안 된다. 내일 아침에 발표할 거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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