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도 탄핵 정국 저지 행보
與일각서는 "부끄럽다" 지적
韓대표, 이틀째 입장표명 없어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 "법률적 문제는 일차적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말한 것으로 안다. 현재 당의 입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법사위 여당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30년지기 친구 당선'이라는 사적 소원을 이루기 위해 청와대 직원을 동원하지도, 경찰에 하명수사를 지시하지도, 당내 경쟁자를 매수하려 한 적도 없다"며 "민주당은 근거 없는 선전선동으로 대통령 탄핵에 골몰하기 전에 그 행위가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권성동 의원도 전날 추 원내대표 주재 4선 이상 중진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선 자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통화 녹음 허용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녹음된 과정을 거론하며 "통화 녹음을 과연 이렇게 계속 허용하는 게 맞겠냐"며 "독일법 같은 경우는 그 당사자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하는 녹음은 불법으로 보는데, 우리는 합법으로 본다"고 문제 삼았다.
대통령 임기 중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이번 윤 대통령의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 펼치며 야당의 탄핵 추진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소장파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누가 뭐래도 대통령의 육성으로 들리는 그 소리가, 그 소리 안에 공천과 관련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저는 굉장히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언제부터 우리가 대통령의 실수나 과오에 대해서 위법성 여부를 다퉈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나"고 비판했다.
다만 지난달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 등 쇄신안을 제시한 한동훈 대표는 전날부터 이틀째 침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여론조사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 이후 기자들이 녹취 공개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고, 이날까지 페이스북에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특별감찰관 카드가 무색해진 데다 추가 의혹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여권에 닥친 악재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다른 페이지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특별감찰관이라는 이야기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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