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센트→0.5센트로 규정 바꿔
자산가치 더 정확하게 평가
단위축소로 거래비용도 감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주식의 호가 단위를 기존의 1센트보다 더 작은 0.5센트로 바꾸는 시장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2023년 초, 한국 거래소에서도 일부 가격대의 주식 호가 단위가 줄었다. 왜 호가 단위를 변경하는 것일까?
매도호가는 팔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보다 같거나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고 매수 호가는 사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보다 같거나 낮은 가격으로 형성되는데, 자산 가치판단의 핵심인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호가 스프레드가 발생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할수록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의 차이는 심해지며, 거래하는 투자자가 적을수록, 즉 유동성이 적을수록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는 커진다.
1800년대 이후 미국의 주식시장은 대부분 12.5센트 단위의 호가를 사용했다. 이는 애초에 미국이 영국의 화폐 단위를 참고해 편의성을 위해 분수 단위로 가격을 쪼개서 사용했기 때문이며 이때 8분의 1달러 단위로 호가했기 때문이다. 가격의 최소 단위가 12.5센트가 되면서 매수·매도호가 스프레드의 최소치도 12.5센트로 오랫동안 유지됐다. 1997년이 돼서야 더 정교한 가격을 사용하기 위해서 16분의 1달러 단위로 호가를 바꾸었으며 2001년에서야 백분위 소수점을 사용해 현재와 같은 1센트 단위로 호가가 설정됐다. 그런데 이번에 SEC는 이를 더 줄여서 0.5센트 단위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계속 호가 단위를 줄여갈까? 하나는 자산 가치를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다. 어떠한 주식이 100.005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해도 호가 단위의 한계로 거래는 100.01달러나 100.00달러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가 되는 가격을 보고 정확한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파는 행위를 반복하는 투자자들은 스프레드만큼 비용을 내는데, 호가의 제한으로 스프레드가 더 줄어들 여지가 있었던 주식들은 호가 단위 축소로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유동성이 줄어들어 시장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호가 단위가 촘촘해지면서 너무 다양한 호가가 생겨 가격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 대량매매의 경우에도 가격에 영향을 크게 줄 수 있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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