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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비즈 인사이트]시니어계에도 'MZ'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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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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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보건복지부가 2023년 65세 이상 성인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소위 65세 이상 성인을 지칭했던 “노인”이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실태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소득은 증가하고, 교육 수준은 향상된 새로운 ‘65세 이상 성인’들이 있었고, 스스로 ‘노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조사 대상자의 연간 가구소득은 2008년에서 2023년 사이, 즉 15년 동안 1688만원에서 3469만원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고, 금융 자산은 1588만원에서 4912만원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교육 수준은 같은 기간 무학층 비율이 33%에서 12%로 감소했으나, 고등학교 졸업 이상 비율은 17%에서 38%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비율은 47%에서 27%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 ‘65세 이상 성인’들은 경로당에 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고령화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두 번의 베이비부머세대, 즉 1955~1963년생인 1차 베이비부머세대와 1964~1974년생인 2차 베이비부머세대가 주축을 이루어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만 61~69세에 해당하는 1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전체인구의 13.5%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지 이들의 50.4%만이 65세 이상 노인인구에 편입됐다. 만 51~60세에 해당하는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아직 65세 인구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들의 규모는 총 946만명(2024년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18.3%를 차지할 만큼 크다. 2023년 출생아 수 23만 명의 약 41배 수준이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새로운 ‘65세 이상 성인’의 등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니어비즈니스는 현재의 노인보다는 1차와 2차 베이비부머세대에 관심을 갖고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일반 비즈니스 기획자들이 다른 연령층보다 소득이 높지는 않지만, 앞으로 소득이 증가하면서 잠재소비층이 될 MZ세대를 집중 공략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시니어비즈니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노인’이기를 거부하는 1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자기보다 젊은 2차 베이비부머세대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닮아가려는 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 도시화, 대중소비 등을 직접 경험한 세대로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역할을 유지하는 새로운 노후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만 하는 세대이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닮아갈 모델이 없다. 결국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1차 베이비부머세대는 2차 베이비부머세대와 함께 새로운 노후 삶의 방식들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 사회에서 과거 산업사회를 선도했던 것처럼, 노후 삶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는 ‘시도자(Beginner)’가 될 것이다. 현재도 이들은 일자리나 사회참여, 여가와 자기계발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은퇴 후 새로운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자립을 모색하며 다음 세대인 2차 베이비부머세대에 길을 열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반면,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완성자(Completer)’로서, 1차 베이비부머세대가 구축한 새로운 노후 삶의 방식을 구체화하고 정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이전 세대인 1차 베이비부머세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세련된 방식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변화된 사회적 시스템에 따라 보다 안정된 형태로 노후 삶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시니어의 MZ세대인 ‘2차 베이비부머세대’의 성향과 특징을 분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1차 베이비부머세대와 구별되는 2차 베이비부머세대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노후 삶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도구로 일자리와 재정관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는 경제성장기와 부동산 경기 호황 시기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정적 경제적 기반을 이룬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은퇴 후 건강관리와 여가 및 문화활동, 웰니스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IMF 경제위기,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의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 시기에 경제활동을 시작하거나 유지하였기 때문에 노후를 위한 재정불안정성이 높다. 이들은 경제적 노후준비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고용의 지속성, 노후 재정관리 등 경제적 노후 준비에 관한 관심이 높을 것이며, 관련 정책이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을 것이다.
둘째,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디지털기술에 더욱 익숙하기 때문에 AI, IOT, 빅테이터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플랫폼비즈니스에 대한 욕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온라인쇼핑과 소셜미디어가 지금은 젊은 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개발 및 활용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새로운 ‘65세 이상 성인’을 위한 개인 맞춤형 플랫폼 사업들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새로운 ‘65세 이상 성인’을 위한 여행플랫폼인 '프리버드 클럽(Freebird Club)', 온라인 시니어용 친구 맺기 사이트 ‘스티치(Stitch)’ 등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셋째,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1차 베이비부머세대보다 경제적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이 높기 때문에 가격대비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사회적 지위나 체면을 유지하거나 과시하기 위한 ‘체면 소비’행위보다는 실용적이며, 편리하고 경제적인 ‘가성비 소비’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적 교류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공동체 또는 협동조합형태의 문화여가 및 주거서비스’와 치료보다는 예방중심의 ‘모니터링 관련 건강관리’ 제품 등에 대한 욕구가 확대될 것이다.
성공적인 시니어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단순히 인구고령화에 의한 ‘규모증가’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고령층은 세분된 집단이지 단일한 대규모 집단이 아니다. 고령층 내에서도 각 연령대 및 세대별 욕구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세분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성공을 이끈 요인들이 새로운 ‘65세 이상 성인’을 위한 시니어비즈니스에서는 실패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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