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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 "혼자 사는 어르신, 오늘은 평소와 다르네요"…AI가 감지하는 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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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JCF테크놀러지 대표

#서울 강남구에 사는 고령 1인 가구 A씨는 올해 초 자신의 집에서 혼자 쓰러질 뻔한 위험한 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A씨의 집에 설치된 생체신호 감지 센서가 그의 목숨을 구한 것.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의 관제센터에서 A씨의 집에 설치된 '맥케어' 레이더센서를 통해 이상 징후를 감지했는데, 데이터 분석 결과 A씨의 산소포화도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졌고,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복지관은 즉시 개포3동 주민센터의 사회복지공무원과 협력해 긴급 출동했고,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만약 이 시스템이 없었다면 A씨는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A씨의 집에는 다섯개의 '맥케어' 기기가 설치돼 A씨의 체온, 심박, 호흡, 낙상, 행동패턴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는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1인 가구 어르신 위기대응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고령자 1인 가구의 안전을 책임지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김진명 JCF테크놀러지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지난 10월 29일 김진명 JCF테크놀러지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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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케어(McKare)'를 개발한 JCF테크놀러지의 김진명 대표(53)는 국내 마이크로웨이브 전문기업 연구소에서 20여년간 연구개발을 맡아온 연구원 출신으로, 전파를 다루는 마이크로웨이브 전공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친 바 있다. 지난 2016년 그가 레이더 기술을 IoT 혁신 제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로 창업한 회사는 이제 미국·독일·호주·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맥케어는 "맥(脈)을 한국(Korea)의 기술로 케어(Care)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된 이 제품은 현재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최근 상용화에 성공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비접촉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9일 서울시 금천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난 김 대표는 "노년층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집에서 편하게 케어받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맥케어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부했다. 내년에는 조달청의 지원을 받아 세계 최대 테크쇼로 여겨지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도 나간다고.
김진명 JCF테크놀러지 대표는 "기존 센서들이 노인의 낙상 등 사고가 임박했을 때 위험을 감지한다면, '맥케어'는 생활패턴 변경을 감지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알려준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유진 기자 김진명 JCF테크놀러지 대표는 "기존 센서들이 노인의 낙상 등 사고가 임박했을 때 위험을 감지한다면, '맥케어'는 생활패턴 변경을 감지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알려준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유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시니어 케어를 위한 생체 인식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뇌경색 발병이 결정적 계기였다. 응급실에서의 오진으로 잘못된 조치를 받으셨고, 대학병원 전문의 친구 덕에 응급실로 긴급하게 옮기는 바람에 간신히 심각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수개월 전부터 징후가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 부닥치시는 어르신들이 많더라. 이분들의 평상시 건강상태와 의심증상을 비대면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다만 기존의 생체 측정 방식은 족쇄처럼 착용해야 해서 불편했다. 그러던 중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실험 과정에서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여기서 심박과 호흡까지 측정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맥케어의 주요 특징과 기술적 차별점은 무엇인가.▲안방, 화장실, 거실 등에 설치해 장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단순히 넘어짐을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밤에 화장실에 가는 행위, 계단을 내려오는 행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특히 카메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으면서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다. AI 온디바이스 형태로 구현돼 행동 패턴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기존 시장에 있는 센서들이 진동이나 무게 등 단순 측정에 그쳤다면, 맥케어는 레이더 기술을 통해 더욱 정교하고 지능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어떻게 이뤄지나.▲사용자의 일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개인별 생활 습관이 프로파일링된다. 심박수와 호흡 패턴 등 생체정보의 특징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관찰한다. 예를 들어 심박이 4번 뛸 때 호흡은 1번 하는 식의 고유한 패턴이 형성된다. 이런 패턴이 깨질 때 이상징후로 판단하는 바이오마커를 생성하여 예방적 스마트케어가 가능하다. 특히 자동화 시스템이나 AI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호자나 의료진의 감성적 케어까지 고려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비접촉 센서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과 시장 반응은 어떠한가.▲ 단순히 센서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시장에서는 활용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서비스 플랫폼까지 직접 개발하게 됐다. 현재는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 업체로 변모했다. 웹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은 공간별로 설치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심박수와 호흡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개인별 생활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다른 특이점이 발견될 경우 즉시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호평을 받고 있다.
-향후 사업 방향과 시장 전망은 어떠한가.▲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로 변화하면서 시니어를 케어할 인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웰라이브 커뮤니티'를 구축해 사용자 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시니어들이 대부분 집에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어,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로 해결하려 한다. 또한 클리닉 사업과 연계해 원격 진료 등 의료 서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미국 등 주치의 제도가 있는 국가들에서 개인 클리닉과 연계한 사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맥케어를 활용해 원격으로 환자들의 생체정보를 파악하는 대시보드. 사진 출처=맥케어 요양병원에서 맥케어를 활용해 원격으로 환자들의 생체정보를 파악하는 대시보드. 사진 출처=맥케어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실제 적용 사례와 사용자 피드백은 어떠한가.▲강남구에서 진행 중인 실증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약자 동행 기술 박람회에서도 발표했다. 실제로 새벽 4시에 집을 나간 독거노인의 상황을 즉시 파악해 안전을 확인한 사례가 있다. 특히 현장의 요양보호사들은 맥케어를 통해 입소자들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고 있다.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직관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시장 현황과 전망은 어떠한가.▲국내외로 약 2만여개의 센서가 설치·운용 중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공공기관과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기장의 라우어, 서울시 마곡의 VL르웨스트 등 곧 준공될 대형 건설사의 시니어 타운에도 도입되고 있으며, 중국에 있는 요양시설에도 설치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민간 보험과 연계한 사업 모델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투자 유치 계획은 무엇인가.▲내년에는 B2C 시장 진출을 위해 설치가 간편한 제품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웰라이브 커뮤니티'를 구축해 교차돌봄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시니어 세대가 디지털과 온라인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해, 환자 간, 보호자 간 커뮤니티를 만들어 원격 진료 등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현재 적용된 사업들의 준공과 지자체 예산 집행 등으로 이의 두 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바이오 투자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실버 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반기에는 금융지주사로부터 시리즈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며, 향후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박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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